[ 위 사진은 글 내용과 관계없음. ]
며칠 전에 지하철 환승역에서 , 할머니 한 분께 길을 설명해 드렸다.
근데, 이 분이 자꾸 오락가락 하길래 그분이 옳은 방향 가실때까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길을 인도해 드린게 아니고 뒤에서 지켜본 까닭은, 그 분이 병원을 가신다고 하는데, 그 연세에 병원을 가신다면,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들를 곳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길을 찾는 법" 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 알려드린 길을 해메셔도 굳이 나서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는 거다. ( 결국은 세 네번 더 말씀드려야 했다 )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만일, 당신에게 어떤 할머니가 길을 물어 본다면, 당신은 어케 알려드릴 것인가?
전에 핸드폰 관련 글에도 겹치는 내용이 있는데, 할머님들께 길을 알려드릴 때, 이러한 것들이 걸렸다.
1. 시력.
보통 인간이 길을 찾을 때는,
- 지형지물을 기준점으로 찾거나 ( 군대 가봤지? )
- 특징적인 표지물 + 표식으로 찾거나
- 뱡향 + 전체 소요시간 중 얼마나 소모했나를 가늠하면서
거리를 찾는다.
물론 동물이라면 냄새나 자기장으로 찾기도 하지만, 뭐.... 할머니가 웨어울프도 아니고
[ 이 할머니 그림 역시 본문과 관계가 없을 꺼 같음. ]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들은 시력이, 아주 안 좋은 경우가 많다는 거.
그게말이지, 젊은 사람은 활자를 봐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던, 컴퓨터던, 신문이던 ) 행동할 때 기본 해상도가 높다(?). 뭔소리냐면, 자신이 무언가 동작을 할 때, 해상도가 높은(?) 혹은 선예도가 높은(?) 기본장비를 가진다는 거다.
말이 복잡해졌는데, 젊은 사람은 움직일 때 시각이 흐릿하다는 전제는 없다. 왜냐면 글자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그마한 화면의 스마트면 글자를 읽으려면, 안경을 쓰던 원래 눈이 좋던 렌즈를 끼던 "흐릿하지 않은 눈"은 기본일 필요가 있는 거이다.
근데 할머니들은 아니라는 게 함정.
기본적으로 본인들께서 움직이는 환경이, 그리 정확한 시력이 요구되지 않는 환경이 많은 거이다.
당신이 길을 걸을 때, 만약 당신의 동네에서만 움직인다면, 화면이 흐릿하고 간판 글자나 도로 표지판이 안보여도, 사람 얼굴이 뿌옇게 보여도 사실 다니는데 무리가 없다. 색이나 지형, 소리, 건물의 윤곽선 정도로 얼마던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보는 곳을 갈때는 어떨까? 멀리 있는 표지판을 읽어서 뱡향을 가늠해야 하고, 교차점에서 갈림길을 선택하기 위한 특정 표지를 인식해야 하는데, 눈이 흐릿하다면? 표지를 읽을 수 없다면?
이게, 조낸 쉽지 않은 문제인거임.
[ 이런 표지판이 안보인다면 당신은 어케 할 꺼인가? 아까 화낼거임? ]
2. 문맹.
이게 또 의외의 복병.
할머니께 "지하철 표지판 + 색 + 번호 구별 + 방향 확인법" 을 말씀드렸는데,
두 번 정도 설명하다 보니, 할머니가 단순히 "저시력자" 뿐만 아니라 한글을 다 알지 못하는 경우처럼 보였다. ( 간판 글자를 모두 읽지 못함 )
흔히 하는 실수인데, 우리는 "문맹"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역으로 "문맹" 일 경우에 대한 가이드 방법을 모른다.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예를들면 숫자를 모르는 사람에게 "지하철 7번 출구" 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지만, 1960년대 이전에 출생하신 분들이라면, 먹고 살기 바빠서 글을 봇 배우셨을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나라도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의무교육도 받지 못하셨을 가능성도 높고 말이지.
우리 엄니도 1960년대 이전 출생이신데, 마을에서 중학교 간 사람 자기 합쳐서 세명이라고 하더라.
3. 낮설음.
당신이 만약 우주정거장이나 스페이스 콜로니, 혹은 소련 핵잠수함에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럼 그곳에서, 당신은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만약 지도나 표지물, 표식이 있더라도 길을 아주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거다.
중력이 다른 우주에서의 건축물이나 공간이 제한되는 잠수함 같은 곳은, 건축방법이 open world 인 일반 대지와는 다르게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 그러니깐, 떨어지면 어디로 가는 거냐니깐? ]
마찬가지인 거다.
우리는, 지하철에 엘레베이터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동시에 본다면, 그것들이 "지상으로 나가기 위한 수단" 혹은 "지하철을 타기 위한 수단" 일 것이라는 걸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
경사져서 길게 이동하는 계단이나 편하게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를, 더욱 편하고 수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엘레베이터이니까.
근데, 이건 우리가 지하철을 자주 타 봐서 아는 거고....
초행자나 지하철 환승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계단의 목적지" = "엘레베이터의 목적지" 라는 걸 모를 수도 있다는 거다.
그것만이 아니다. 지하철이 진행할 때, 보통 환승을 찾으려면 환승표시를 찾기도 하지만, "나가는 곳" 표지가 아닌 곳을 찾는다. 즉, 주위에서 간판을 찾아서 표지에 쓰인 길을 읽고, 그것이 "나가는 곳" 이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그 표시가 되어 있는 곳 반대나, 혹은 주위의 그곳 방향이 아닌 곳을 찾는 거다.
이건, "지상으로 나가는 곳과 지하에 있는 환승하는 곳은 동일할 수 없다" 는 전제 하에 탐색하는 행동인 거이다.
( 물론 나가는곳과 환승하는 곳이 같은 방향에 있는 곳도 있긴 한데 )
그런데, 만일 지하철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배경 지식을 모를수 있다는 거다.
[ 미친듯이 복잡한 도쿄역. 첫번째 사진이 전체 조감도인데, 느낌은 거의 코엑스급. 엄청 크고 복잡하고 무엇보다 전철을 갈아타기 위한 플랫폼이 상당히 많이 떨어져 있어서 lost away 찍기 딱 좋음. ( .... cast away 인가? )]
그래서 어케 설명해야 하냐고?
몰라. 알아서 잘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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