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남들 이상 되어야 하나?

(주)CKBcorp., 2013. 8. 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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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걸 "돈" 카테고리에 넣었냐...하면, 돈하고도 관련이 있걸랑.


길가다가 아해들 다니는 학원에서 아래와 같은 문구를 봤다.


"남과 같이 해서는, 남들 이상 될 수 없다"


저런 말이 원래 있는지는 모르겠다. 비슷한 문구는 있겠지만, 동일하지는 않은 것 같아. 뭐, 그게 중요한 거는 아니고.




꼭, 남들 이상 되어야 하나?


아니, 이거 그냥 심심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지먹고 하는 이야기야. 왜 남들 이상 되려고 하지?

정확하게 질문하자면, 왜 하필 "남들보다 뛰어나려는" 전략을 선택하려는 거지? 

왜?



["진지먹고" 로 구글 검색했더니, 신세경님 사진이 나왔다. 

"글 내용과 관계없다" 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신세경님 용안사진을 볼 자격이 없다.]



보자. 


1. 기본적으로 사회는 약육강식이고, 

2. 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차지하려면 남들보다 더 능력이 있어야 되고, 

3. 그건 당연히 남들보다 뛰어난 걸 의미하는 거고....


그런가? 그럴까? 진짜루? 


자. 목적을 확실히 하자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경쟁" 이 아니다. "우월감" 이 아니다. "승자의 기쁨" 도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은 에너지" 를 얻으려는 것이지, "우월감"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 응? 너님 우월감 원하면 이 창 닫고 딴 글 봐. 관계없는 분 되겠다. )

그런데, 그 특성상 "남들 이상" 되기 위해서는 , 나의 에너지와 자원을 남들보다 더 쏟아 부어서 높은 능력의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냐? "더 많은 에너지" 를 얻는 것이 목적인데, "에너지를 더 들이붇는" 형국이다. 


아. 그래? 마중물이라고? 넣는 것 보다 더 뽑으면 되지 않냐고?


바보냐? 남들은 그런 생각 안할꺼 같음?


"남들보다 더 뛰어난" 상태가 되려고 하면, 그 순간 "사회 모든 구성원의 무한경쟁" 이 시작되어 버리는 거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최초에는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 10의 에너지만 투입하면 되었다면, 나중에는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 100, 1000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되는 거다.


예를 들어보자. 


50년대에는 중학교만 가도 남들보다 뛰어났다.

70년대는 대학교만 가면 남들보다 뛰어났다.

90년대는 대학원만 가면 남들보다 뛰어났다.

지금은? 유학을 가고 해외를 다녀와도 남들보다 뛰어날까 말까다.


그럼, 내 자식들에게는 대학원 + MBA + 외국유학 + 박사학력 까지 갖추게 할까? 거기까지 하는데 얼마면 될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문제는 "자원과 에너지를 한번만 쏟아부어서 해결될 게 아니다" 란 거다.

만약 내가 대학교까지 나왔다 치자. 그럼 나는 70년대는 비교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럼, 90년대의 대학원 사람보다 비교우위를 차지하려면 어찌 해야 하지? 

2000년대의 유학 간 사람보다 비교우위를 차지하려면?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가도 야간대학원 다니고 기러기아빠 지내면서 외국가서 학위따고 애들 대학교 갈 때 나는 MBA 갈까?

"경쟁" 이라는 전략을 채택하는 순간, 같은 전략을 선택한 모든 다른 사람보다 항상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때려부어야 하는거다. 



그냥, 다른 길 가자.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그냥 "다른 사람이 되자." 그럼 문제가 해결됨.


물론, 앞 사람이 해 놓은 길을 따라가면 처음엔 쉽다. 개척할 필요 없이 앞 사람보다 더 잘 하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그건, 앞 사람보다 단위시간당 자원을 더 많이 때려붓고, 앞 사람의 실수를 학습해서 내가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근데, 그러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전략에, 나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나보다 나아지려 할 때, 나는 계속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마치  F-35 의 유지비처럼, 끝이 없다.


[ 돈 따위는 이 전투기 앞에서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뿐. "천조국" 은 괜한 이야기가 아님. ]


그냥 다른 길 가면, 시행착오는 엄청 하지만 경쟁자가 없어서 경쟁 비용이 안들어.

뭐, 물론 이것도 분명히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엔 계속 피터지게 경쟁하는 것 보다는 더 효율적일 것 같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고 놀면서 "난 남들과 달라" 이러면 답도 없는 거고, 같은 에너지를 경쟁에 쏟아붇느니, 다른 곳에 쏟아붇는 것이 더 효율적이란 이야기지.

확실한 거 한가지는,  욕심 안부리고 다른 길 가서 천천히 하면, 임계 시간 ( 1만 시간  ) 만 넘어가면 먹고 산다.


아. 그럼 1만 시간 연습할 동안 뭐 먹고 사냐고? 

내가 그거 알았으면 블로그에 글 쓰고 있겠냐? 걸프스트림 타고 놀러 나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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