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사. Green Snake. 1993

(주)CKBcorp., 2012. 2. 9. 19:23
반응형



줄거리 : 니가 착한놈 맞어?


엔간하면 스포일러성 발언을 하고 싶지 않지만, 이 영화는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이야기 진행이 안된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다 이야기 해버려야겠다.

이 영화는, 중국영화다. 그리고 1993년작이다. 참고로 천녀유혼이 1987년에 나왔고, 동방불패는 1992년에 나왔다. 즉, 이 영화는 현대의 중국 영화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안되고, 8~90년대의 중국영화 시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이 영화는 줄거리 이외의 걸 보면 실망 -_-;; 하기 때문이다.
일단, 93년 작이다. 특수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CG가 아닌 말 그대로 특수효과다. 티가 난다. -_-;
배우의 연기는? 음... 자연스럽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술영화(?)특유의 과장된 몸짓이 살아있다.
색조는? 대사는? 효과는? ... 90년대 스타일이다. ( 영화가 90년대에 만들어 졌다니깐!! )

즉, 이 영화를 볼 때 화려한 영상이나, 와호장룡류의 미려한 산수갑산 영상,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검무, 선문답과 같은 대사들, 그리고 ( 결정적으로 내가 기대했던 ) 왕조현씨의 천녀유혼 때와 같은 화끈한 영상을 기대하고 보면... 반드시 실망하고 만다.

그런데, 이 영화를 그렇게 볼 게 아니라, 기호와 줄거리로 보면, 전혀 다른 영화로 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초반에 법사가 거미요괴를 쫒아가는 장면이 있다. 이거, 딱 봐도 블루스크린에 제자리뛰기 합성한거다. 그런데, 이런 장면을 보고 "뭐야 저거! 이건 90년대도 아닌 80년대 기법이잖아!"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그냥 "법사가 거미요괴를 쫒아갔다" 라는 사실을, 책으로 읽듯이 머리에 넣고, 장면은 넘겨버리면 되는 거다.
나도 이 영화를 볼 때, 넘긴 장면이 무수히 많지만( 그리고 대부분 무술장면과 특수효과, 그리고 유혹 씬 등등이었다.... 써놓고 보니 대부분 다 넘겼네? @_@; ) 즉, 줄거리 이해해 필요한 포인트와 대사만 보고, 마치 영상으로 된 이야기를 듣듯이, 자막만으로 줄거리를 판단하면서 넘어가는 거다.  근데...워낙 줄거리가 훌륭해서, 이렇게 해도 충분히 영화 감상이 가능할 정도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해하면 좋은 내용이 또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수행" 과 "업" 에 관한 이야기인데, 혹시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봐 적는다. 이 영화를 보려면 좀...이해가 되어야 해서. 
기본적으로, 인간은 환생에서 상당히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 어느정도냐면, 덕을 쌓아 수행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 아닌 신선이나 천상계로 가서, 인간사의 괴로움과 고통과 악업을 떨치려 하는 건데, 동물이나 식물, 벌레 등은 일단 인간이라도 되어야 그 다음의 신선이나 천상계를 노릴 수 있다. 즉, "인간" 은 그 상위 단계를 가기 위한 1차 목표쯤 된다. 
그리고, 업을 쌓는 것과 착한일, 나쁜일의 관계인데... 간단히 말하면 착한일 많이 하면 더 윗 단계( 인간이나, 그 이상의 존재) 로 가까워지기 쉽고, 반대라면 점점 멀어진다. 
일반적인 생명체의 경우는 어떠한 도술을 쌓아서 무엇으로 변한다는 것은 생각치도 못하고, 그냥 ... 착한일 좀 하다가, 그걸 여러 환생의 기간동안 꾸준히 계속 반복하면 한단계 업글해서 환생하는 ... 뭐 이런 개념인데, 특수한 것들 - 사람이던 동물이던 - 은 수행이나 법력을 통해서, 한 방에 큰 업을 쌓는 거다. 예를 들어 보통사람이 한 번에 한 사람 살리기도 힘든 걸, 도력을 이용해서 산불을 순식간에 꺼버리고, 이를 통해 몇백,몇천의 사람을 한 방에 살리는.... 
이런 걸 자주 하게 되면, 환생을 통해 여러 번 선행을 베풀고 쌓지 않아도, 심하게는 현세 -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현재의 자신보다 더 윗단계의 존재가 되는 거다. 
그래서 도력을 가진 인간이나 동물 등도, 그 도력으로 사람 구하고 도움주고... 뭐 그런거다. ( 물론 여기서 자기 힘을 자신을 위해 써버리면, 바로 마왕이나 요물 된다. )

헌데, 인간이 아닌 동물이나 식물( 편의상 "미물" 이라 하자 )의 경우는, 우선 이 "수행" 이라는 것 자체가 힘들다. 왜냐면 차크라도 없거나 낮고, 지능도 낮아서.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동물이나 식물이 도력을 가진 경우가 거의 없고, 있다고 한다면 거의 우연히 얻은 경우가 많다. ( 해탈한 스님이나 도사의 사체를 먹고 도럭을 얻는다던가, 우연히 기생한 물체가 법기였다거나, 지기가 모이는 곳에 살고 있었다거나 ). 쉽게 말해 얼라들에게 한 손엔 로또, 다른 한 손엔 기관총을 쥐어준 것.
그래서 미물이 가진 도력은 대부분 "흐트러짐" 이 특징이고, 난리나 재앙을 일으키기 마련이며, 그래서 법사들이나 도사들이 퇴치하고 좋은 공덕을 쌓으려고 하는 거다. 
그럼 자신은 공덕을 쌓고, 운 좋으면 그 미물의 공력이나 법력을 흡수하거나 새로운 법기가 생기거나... 어쨌거나 좋다.
그래서 그런 법사들은 "조정자" 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미물을 퇴치하는 것에 주력하게 된다. 

또 하나, 덕이나 업을 쌓을 때에, 생명을 죽이는 것에 대한 문제인데..
예를 들어, 몇십년의 수행을 한 승려가 많은 사람을 살리다가, 단 한 사람을 죽였다고 치자. 그것이 고의이던 아니던 상관없고, 그사람의 죽음이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최악의 경우 그 사람의 몇십년 수행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사람을 살린 것과, 사람을 죽인 것과는 그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미물일 경우에는 더 심한 것이, 예를 들어 1000년을 수행하고 도력을 모아 용으로 변하려는 이무기가 있는데 그때 실수로라도 사람을 죽이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용으로 변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RPG에서 경험치 다 찼는데 기사에서 팔라딘으로 전직이 안되는 느낌? 그래서, 특히 승급(?)의 시기가 임박한 사람이나 미물의 경우는, 한편으론 덕을 좀 더 쌓으려 노력하면서도 ( 경험치 쫌만 더 모으면 레벨업!! ) 악업을 쌓지 않도록 노력하는 거다.

뭐야... 영화얘기 안 들어갔는데 엄청기네 -_-;;

일단, 여기까지의 이야기를 사전지식으로 넣고, 영화 이야기를 해 보자.


주인공은 도력 높은 스님과 뱀 두 마리다. 영화 제목인 청사는, 말 그대로 뱀. 두 뱀은 자매로 나온다. 

스님은 인간사를 관망하고 있지만, 관여하지는 않는다, 가끔 요괴나 잡을뿐 -_-;;

( 관망할 뿐, 관여는 안함. 스님은 속세에 집착이 없는 법.)

 
우연히 거미요괴를 잡아 법기法器 빼앗고 봉인을 했는데, 이 요괴가 자기는 나쁜일 안 했고 성불(?)이 얼마 안 남았다고 발악을 한다. 가볍게 무시해주고 봉인해 버린다.
나중에 보니 법기에 사기邪氣가 없었다. 자신이 잘못 짚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자신은 수행 높은 스님. 인정하기엔 너무 잘났다.

( 나잡아봐라~ 아하하하하~ 가 아니고, 요괴 쫒는 중. )
 

( 지나친 사랑은 집착 봉인 )

숲에서 다음에 만난 미물은 뱀 두 마리였는데, 처음엔 아까처럼 봉인해 버리려다가 뱀이 해산중인 여자의 비를 가려주고 있는 것을 보고, 법력을 거두어 죽이지 않고 지나쳤다.

( 여인은 결국 인형을 낳는다. )

헌데 이 뱀들이 현질 아까 거미요괴의 법기를 가지게 되어, 인간으로 변신이 가능한 수준까지 신통력이 높아진다.
이 두 뱀들은 숲에서 나와 마을로 가서 생활하고, 인간이 되기 위해 멍청한 꽁생원을 꼬신다.
수행을 오래 한 누님 뱀( 왕조현 )은 그 남자와 연을 맺고 아이를 가지지만, 동생 뱀(장만옥)은 아직 "인간" 을 이해하지 못해, 질투와 시기와 색욕(물론 꽁생원이랑), 사랑과 슬픔 등의 처음 맞는 감정에 그대로 따른다. ( 참는것 따윈 엄따. )

( 마을로 내려온 장만옥 누님. 옷..옷따윈 없어! )

( ㄷㄷㄷ 조심히 다뤄주셈. )

( 한명이 아니고 두명이나!! )
 
한편, 스님은 거미요괴 사건에 대해 자신을 자책하고, 더불어 자신의 마음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된다. 때마침 영지버섯(생명의 묘약으로 나옴)을 훔쳐가려는 동생 뱀을 물리치려다가, 동생 뱀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의 마음을 여심으로 흔들 수 있다면, 영지버섯을 훔쳐간 걸 용서해 주고 너를 놓아주겠다고.
하지만, 스님의 존슨은 어느새 부처님 가운뎃다리는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이를 인정할 수 없는 스님은 뱀을 쳐 없에려 하나, 동생 뱁은 무사히 빠져나온다. 스님을 비웃으면서.

( 운기 중에 흔들리면, 주화입마의 위험이 있는 법 )

( 사람이던 미물이던 이쁘고 봐야 하는 법. )

( 사는게 다 그렇지. (응?) )

( 화...화면 아래서 장만옥씨가 잡고 있는 건! 19금!! )


스님은 전략을 바꾸어, 꽁생원에게서 요기를 제거해 주기로 한다.
꽁생원은 사실은 음주가무가 좋고, 재물과 여인이 좋았던 터라, 부인과 자매가 뱀인걸 알면서도 물리치려 하지 않고, 스님이 준 염주도 버린다. 
스님이 막무가내로 집에 찾아와 뱀의 조화로 만든 집과 재물을 원래대로 돌려놓아버리니, 폭풍 분노. 

(원래 물에 빠지면, 보따리를 내 놓으라 하는 게 우리네 풍습인 것. )

인질을 위해 꽁생원을 자신의 절로 데리고 가서 쫄따구(스님)들에게 묶어서 던져놓고, 당신을 위해서라면서 개종을 강요한다. 그리고 자신은 뱀 자매가 오길 기다린다.
뱀 자매는 드디어 스님과 한판 뜬다. 

(세상에 머리 깎고 싶어서 깎는 스님이 얼마나 되겠냐. )

( 풀템의 위엄. )

( 천라지망 )
 
스님이 천라지망과 공중누각 기술을 시전하자 두 뱀은 물로서 대응했는데, 문제는 이게 홍수를 유발해 살던 마을이 쑥밭이 되 버린 것. 
그중에 누나 뱀은 꽁생원과 사랑의 결실을 낳게 되고, 애 낳느라 법력이 후달려 홍수에 휘말려 죽는다.

 ( 아까의 인형 재등장. )
 
스님은 뱀이 낳은 인간 아기를 보고 뱀이 이미 도를 깨우쳐 인간이 된 것을 깨닳고, 자신이 잘못 알았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홍수를 막으려 물을 돌리는데, 이 때문에 자기 나와바리의 줄들이 모두 죽어버린다.

( 고래 싸움의 새우등들. 엑스트라의 비운 )
 
동생 뱀은 누나 뱀이 죽자, 비로서 질투 이외에 사랑과 슬픔을 알게 되고, 인간을 통해 성불하는  걸 포기하고 원인 중에 하나인 꽁생원을 죽여, 이미 죽은 누님 영전에 바친다.
 

( 사는데 다 그렇.... 이라고 하기엔 넘 쿨하게 죽여버림. )


정말 재밌고 재미없는 -_-;; 영화다. 줄거리는 정말 멋지지만, 화면을 넘기지 않고 그냥 보기엔 힘든 작품. 

이하는 잡설들 :

1. 이걸 본 이유가, 이연걸 형님의 백사대전의 원작이라 해서 보게 된거다. 
2. 의외인게, 장만옥 씨가 동생으로 나온거다. 분명히 업력은 왕조현씨보다 위일텐데, 언니가 아닌 동생으로 나왔다. 근데, 영화보고 나니 이해됨. 동생이 훨씬 연기폭이 넓고, 쉽지 않다.
3. 둘 다 뱀이라, 인간의 모습으로 "기어다니는" 영상이 나오는데, 그리...알흠답지 않다. -_-;
4. 써비스 컷이 하나도 안 나오자나!!!!!!  

( 이런 거. 하나도 안 나와. OTL.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