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이야기좀 해 보려 한다.
최근에 같이 일하는 사람이랑 저녁 먹다가, 돈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달에 XX만원을 받았는데, 오늘 통장 보니까 XX만원밖에 안 남았더라?"
돈 들어오는 날은 매달 말일이고, 저 이야기가 나온 시점이 10일인가 15일인가 그렇다.
금액은 개인정보라 XX 로 처리했지만, 이야기의 요점은 10일 ~ 15일만에 100만원을 썼다는 이야기.
그럼 이사람이 여자만나고 돈 펑펑 싸지르느냐.... 아니다.
이사람 솔로에, 이 달에 연일 야근에, 심지어 주말까지 나와서 일했다.
즉, 돈 쓸 시간이 없었음.
그럼, 그 돈이 다 어디로 나간거냐?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거다. "10일에 100만원이라니, 너무 헤프게 쓰는 거 아냐?"
바꾸어 생각하면 이럴 수 있다. "대한민국의, 서울이란 곳은, 생존에 필요한 돈이 그정도 들어가는 미쳐 돌아가는 곳이다" 라는 것.
이 사람은 룸메 1이랑 자취하는데, 방 2개짜리가 50만원 정도. 그럼 25만원.
그달에 치과 치료로 20~30만원 썼을거다. 중간값 25만원.
그럼 10일에 50만원이고, 하루에 만원 꼴로 쓴거다.
하루 만원에서 담배 한 값, 차비 왕복 하면
하루 5000원 꼴 쓴 거임.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돈 쓴거 잘했다" 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서울이란 곳이,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건 아닐까?" 란 소리다.
혹은 "대한민국 사람 값(임금)이 너무 낮은 거 아닐까?" 란 소리.
이것을 의식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과
그냥 "나 때는 꿀꿀이죽도 없어 못 먹었어"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는
제도를 만들고 개선해 나아갈 목표(지향점)를 정하는 데 있어서 천양지차가 발생함.
왜 이런 의심을 품게 됐냐구?
이 사람은 나랑 같이 야근에 주말출근에 솔로라,
1. 돈 쓸 시간이 있었을 리가 없고.
2. 나도 저번달 카드값 + 집세가 100만원 정도 나왔는데, 집세, 공과금, 보험료 등이 반 이상이더라고.
PS : 혹시 과소비 운운 할 사람이 있다면... 나도 하루에 한끼만 라면으로 연명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그게 정상적인 삶은 아니잖아. 죽지못해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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