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싸지면, 우리가 물건을 더 많이 살 수 있게 될까?

(주)CKBcorp., 2013. 12. 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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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서 글을 쓴다.( 이 전 글인 디플레이션 - 보이지 않는 위험 에서 이어지는 글이다. )

너님도, 나님도, 엄빠도, 가정주부도, 자취하는 학생도, 술마시는 아자씨도, 알바하는 십알단도, 국가댓글원도 물가가 떨어지면 좋아라 할 거다. 그지?

푸라면 하나가 1000원이었는데, 500원이 되면, 

나님이 1000원 가지고 라면 하나 살 거, 두 개 살 수 있게 되잖아. 그지? ( 자취하는 자취생은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뼈저리게 느낄거다 )


그런데 말야. 디플레이션이 오기 전에 먼저 발생하는 현상이 일반적으로 "물가 하락( = 가격 파괴 )" 인데.... 이게 과연 좋은거냐? 이거지.



물가가 "안정"되는 것과, 물가가 "하락" 하는 건 다르다. 그리고 2013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의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이었다. ( ... 상승이 없었나 하락이었나 가물가물한데, 의미는 없다. 어짜피 꿈도희망도 없기 때문에 )

그럼.... 물가 떨어졌으니까 장 봐야 되는 너님 사모님이나 너님 엄마는 기뻐하시겠네?


아닐껄? 그렇지 않을껄?

  



[게임을 시작하지 ] 


일반적으로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거나, 2000년대 중국의 세계 경제 참여 효과 ( = 세계의 공장으로서 저임금으로 물건 싸게 공급 ) 로 "물가상승 없는 경제호황" 이 계속되었을 때 조차, 소비자 물가는 "떨어진" 게 아니었다. "아주 약간 상승" 한거임.


상식적으로, 경제가 잘 돌아간( = 끊임없이 성장한다는 의미임. ) 다면, 사람들이 돈이 많아지기 때문에 ( = 통화량 상승 ) 일반적으로 물건값이 비싸지게 마련이다. 이건 생산하는 물건의 원료값이 비싸진다기보다, 생산에 사용되는 지대( = 땅 빌린 값 ) , 노동비 ( = 사람 몸값 ), 자본비용 ( = 물건 만들기 위해 빌린 돈 값(=이자)) 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임.


그런데 , 소비자 물가가 하락한다고? 이런 경우는 일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여겨진다. 절대로 경제 안정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둠의 다크니쓰. 죽음의 데쓰. 지옥문의 헬게이트가 열린 거이다. 



[ 수라도 지옥 그림 ] 



물가가 떨어졌는데 왜 기쁘지 않냐고?

물가가 떨어지면, 너님 월급은 안 떨어질거 같냐?



[ 그림 재활용 ]


일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 소비자 물가가 떨어진다. 

소비자 물가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더 살거 같지만.... 실제는 더 안 산다. 왜냐면 디플레이션이니까. 사람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이미 "세상 살기 어렵네. 돈 아껴놔야 겠다" 고 생각한다고. 

애초에 사람들이 흥청망청 쓰다가 갑자기 "자! 우리모두 내일부터 물건을 싸그리 사지 맙시다!!" 해서 안 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물건을 안 사니까 깎아서라도 팔아서 원금이라도 벌어서 공장이라도 돌리고 직원 월급이라도 주려는" 거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비자 물가의 하락은, "디플레이션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라고 보는거라고.



[넌 이미 죽어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미 안 사기 시작하고, 

그럼 공장을 많이 돌릴 필요 없으니 사람 짜르고, 

그럼 사람들이 돈 더 없으니까 더 안 사고( = 못 사고 ) 

그럼 회사는 사람 더 짜르고.... 교과서적으로 이야기하면 악순환인데, 

그럼, 실제로 우리 삶에는 이 타이밍이 어떤 식으로 다가올 것인가?



우선, 직장인은 상여금이 짤린다. 그리고 야근이 많아진다. 회사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상사의 고함소리가 높아진다. 회의시간이 길어지고, 직원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진다.

즉, 보너스는 안주면서 일은 더 하라는 소리.


이쯤되면 센스있는 직딩들은 "분위기가 심상찮다" 라고 느낄 수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인은 "회사가 미쳤나? 나님 같은 초고급 엘리트 엄친아 능력남녀는 갈 데 많아!" 라고 불만을 성토하며 이직을 계획할 수도 있다. 물론 티비와 조중동찌라시 에서는 아직도 "수출 잘되염" 혹은 "사상최고실적" 등등의 서비스 멘트를 날려주겠지.

센스좋은 당신이라면 가정( = 부인, 자식, 부모님, 형제, 강아지, 풍선애인, 벼계 ) 에게 이야기하고 다가올 쓰나미를 대비하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직 이 단계에서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직장인이 아니다. 사장님이나 개인사업자 레벨임.   


[뉴타입. 센싱 ]

[ 느껴진다면 당신은 이미 뉴타입 ]


그나마 정직원인 당신이라면 다행이지만, 회사 뒤에서 자신들의 피와 땀과 살과 시간과 뼈를 희생해가며 회사의 이익( = 과 당신의 보너스 ) 를 지탱해주는 비정규직은, 당장 이 시점부터 영향을 받는다. 계약 해지를 무기로 비용 지불 없는 연장근무를 강요하고, 주기로 한 시간외 특근수당을 안주고, 같은 일 하는데 다시 계약( 불리한 조건의 )하자면서 계약서를 다시 들고온다.



[유럽 귀족 왕 성직자 농노 말타는 화면 ]



이 시기가 더 넘어가면, 드디어 직장인의 월급 조정이 들어간다.

물론 회사는 이미 짜를 수 있는 계약 직원은 모조리 짜른 터라, 회사 사무실 자체에 빈 책상들이 이 빠진듯이 보이고, 드디어 "내 옆 자리 사람이 팀장에게 불려간" 게 "내가 불려간" 차례로 돌아온거지. 

당근 월급조정 이야기가 나오고, 멘트는 언제나처럼 "우리 회사는 당신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어. 가족끼리 어려움은 함께해야지" 따위의 개드립.

이때쯤, 티비나 찌라시도 더 이상 수출실적 크리가 안 팔린다는걸 눈치채고, "실속있는 쇼핑",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 멘트로 갈아탄다. 

내 지갑 용돈으로 밥먹고 차타면 남는데 담배피고 술마시고 영화보면 돈이 모자르는 시점은 이때쯤이다. 일하는 나는 현장에서 돈이 말라가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데, 집에서는 티비나 찌라시 말만 믿고 "아직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는 시점.


근데, 이때까지도 아직 일반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필수소비 제품이라는 게 원래 이윤을 빡빡하게 설계한 거라서, 원래 원가절감 요소가 별로 없고, 그렇기 때문에 "죽자고 개발하지 않으면" 획기적으로 싼 제품은 나오기 어려운 법이다.


즉, 슬슬 "내 지갑 꽂히는 돈은 줄어드는데, 딴 물건 가격은 안떨어지는" 상태가 되는거임.



여기서 더 나아가게 되면, 드디어 "너님 해고" 크리가 발동합니다. 물론 잘살아남아도 "고통을 분담하자. 월급 좀 토해내라" 같은 기술에 걸리면 빼도박도 못함.


[해고]



그리고, 대충 이정도 되야 슬슬 "가격파괴.", "초절약 상품." , "사장님이 미쳤습니다." 정도 되는 상품이 나오는거다.


즉, 회사 입장에서도 "법률적인 부담과, 퇴직금 정산의 직접적인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직원들을 정리해고 해야 할 정도" 로 회사 상황이 안 좋고, 시장 전망도 어둡게 보는 타이밍이 된 거임. 

그렇기 때문에 기존 시장이고 이익률이고 나발이고 일단 "현금 흐름" 을 최우선순위에 놓는거고, 이전같으면 꿈도못꾸던 이윤을 포기하고 생산 원가라도 건지려고 그냥 상품 투척하는 거지. 물론 사람을 줄여서 인건비 고정시켰으니 남은 사람들에게 일 더 시키면서 물건 만들면 같은 물건을 더 적은 SCV사람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가격을 낮출 수도 있고...


[SCV 야  야근이다.]


하지만, 흔히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있는 "획기적으로 낮은 상품의 공산품이나 먹거리" 가 나온 시점에는, 이미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님은 이미 회사 짤림" 이라거나, "작년부터 3개월째 월급이 안나와요" 라거나, "고통분담 당해서 월급 20% 반납" 등의 상처를 입은 상태라, 상품의 가격 할인보다 자신 수중의 돈이 훨씬 적어져서, "싼 게 싼 게아닌게 되어버린" 상태인 거다.


이래서야....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 좋은거야?" 라고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을 수 밖에...


디플레이션 하에서, 특히 물가가 떨어져서 좋은 건 가진 자들 뿐이다. 물가 떨어지는 건 엄청 무서운 거임. 곶감보다 더 무서움.



PS: 생각해보니 가진자들은 인플레이션에서도 나쁠 이유가 없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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