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뭐, 별건 없는데, 부모님 핸폰을 바꿔드리고 보니 대강 뭘 원하시는지가 보여서, 쓴다.
다른 사람들도 부모님 핸폰 사드릴때 참고.
1. 비싼거. 최신. 티비에 많이 나오는거.
나는 그리 개인휴대연락수단에 집착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냐면 삐삐( pager ) 는 한 번도 사 본 적 없고 ( 그래서 애들이 미친놈 취급 ) 핸폰도 중고만 샀다.
그러다가 새거 사면 핸드폰 보조금 나온다고 해서 그때부터 새거 샀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들도 당연히 핸드폰에 집착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부지가 ( 어무니는 조금 다름 ) 새거, 삼성, 큰거에 엄청 집착하심.
자기자신이 시간이 많다면, 이것저것 알아보고 가성비 뛰어난 거 사 드리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면, 그냥 티비에서 광고 많이 나오는 비싼거 사 드려라. 그게 진리.
"비싼거 사 봤자 통화만 할 뿐, 어짜피 쓰는 기능 별거 없잖아?" 라구?
너는 Core 4개에 8G RAM, 1T HDD, GPU 1 GHz, VRAM 1G 짜리 컴터 가지고 뭐하냐? 싱글코어로도 가능한 인터넷이랑 야동 보고 말잖아.
결국 다 똑같음. 내가 쓰고 안 쓰고를 떠나서, 살 땐 좋은거 사는 걸 좋아한다는 말씀.
2. 삼성 甲
왜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는데, 울 엄니 아부지는 "전자제품 삼성 최고" 신화를 가지고 계신 듯 하다.
내가 팬택이나 만도 말씀드리면, "이상한 거 사서 나중에 돈 두 배로 들이지 말고, 그냥 좋은거 사라" 고 하신다.
이건 어쩔수 없는 면도 있지만... 최소한 핸폰은 아니라고 봄.
삼성이 핸폰 못 만든다는 게 아니라, 가성비와 만족을 느끼는 요소들을 생각해 보면, 절대로 한 업체의 특정 제품만이 좋게 나올 수 없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닥치고 삼성"은 시간없을 때나 사는 거고, 시간 들일 생각이라면 "고객요구분석" 해서 "가장 적합한 상품" 사는게 중요하다.
3. 제품 가격을 말하지 말라.
2번과 연결되는 건데, 아무래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얻어 쓰는 ( 그럼, 부모님께 핸폰 가격 내라고 할 셈이었음? ) 거라서, 가격이 크면, 부담도 크다.
고로, ( 시간을 들인다는 전제 하에 ) 가격은 제품만큼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 부모님도 스마트폰 비싸다고 계속 안바꾸고 버티시다가, 내가 "35요금제 공짜임" 크리에 넘어오심. ( 실제로는 공짜일리가 없잖아? )
4.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다르다.
예를 들면, 우리 엄니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신다. 그래서 나는 엄니 핸폰을 바꿀때 가장 먼저 보는게 카메라 화소다. 그 결과 우리 엄니에겐 모모제품을 안겨드렸다. 아버지는 "XX XXX XX XX! XX XX XXXX!" 하시지만, 엄니는 그 화질에 상당히 만족하고 계신다. ( 실제로 자주 사용하심 )
그런가하면, 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스마트폰에 만족하시는데, 왜냐면... 화면이 커서 남들에게 자랑하기 좋거던.
메이커 따위는 필요없고, 그냥 큰 화면 사드리니까, 일단 다른 분들과 모임 가서도, 눈에 쉽게 띄고, 좋다는 거다.
뭔 말 하고 싶은지 알겠지? "좋고 나쁘고는 개인 취향이고, 이걸 알아야 만족스런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는거.
5. 스마트폰은, 사용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고 mp3 넣어줄 친구가 없는게 어려운 거다.
당신은 컴퓨터로 야동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당신의 친구도 그러하리라고, 당신으로 미루어 쉽게 추측할 수 있다.
헌데, 당신 부모님도 컴터로 야동을 쉽게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당신 부모님 친구들이 야동을 받아서 당신 부모님께 파일로 드릴 수 있을까?
무슨 소리냐... 우리가 스마트폰을 쓰는 까닭은, 스마트폰이 비싸고 간지나고 화면 크고 터치 되서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여러가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도 이용하고, 오락도 하고, 음악도 듣고, 티비도 보고, 동영상도 보고...
스마트 폰 사면, 부모님도 당연히 이걸 기대하실 거라는 거다. 하지만 부모님 친구들이 당신 부모님께 이런 기능을 알려줄 가능성은 꽤 낮다. 고로, 특히나 처음 핸폰을 이용하는 부모님이라면, 한달에서 세달정도 여유를 갖고, 당신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데이터 ( 음악이던, 오락이던, 영화던, DMB던 ) 를 싸그리 넣어 드려라.
그래야, 부모님도 흔히 이야기하는 "스마트폰 라이프" 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니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능을, 부모님께도 알려드려라.
6.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건, 헛소리가 아니다.
나는 맨 처음에 스마트폰을 사고 나서, 전화를 어떻게 받는 건지 몰라서 짜증났었다. 전화를 하는 법은 알겠는데, 걸려온 전화를 받는 방법을 몰랐던 거다.
웃기다고? 병맛이라고? 너는 날때부터 자동차 뒷 트렁크 여는 법 알았냐?
부모님이 스마트 폰을 쓰는 시점에, 이미 아해들은 스마트폰에 상당히 적응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아해들은 "부모님이 어떤 기능을 모를 지"를 모르거나, 잊어버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님이 같은 기능을 여러번 물어보더라도 짜증내지 말자. 그 까닭은 "부모님이 나이 많이 드셔서" 가 아니라, "익숙하지 ㅇ낳아서" 일 뿐이니까.
7. 번외.
부모님은 스마트폰은 모두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하신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가 어머니 스마트폰에 우리 아버지 스마트폰에 있는 DMB 기능이 없다는 걸 알고는, 굉장히 충격을 받으셨다. -_-;;
DMB... 중요하다.
근데, 노래 좋은 거 넣어드리면 그런거 안부러워 하신다.
예를 들어 우리 어무니는 종교가 XX이신데, XX 관련 mp3를 스마트폰에 넣어드렸더니, DMB 안 부러워 하심. 왜냐면 평소에 바빠서 못 듣는 XX을 원하는 때에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으니까.
8. 번외 2.
지금 우리 엄니는 핸폰으로 사진찍고 문자보내고 음악듣고 손자손녀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내고, 우리 아부지는 경조사 한자나 축문 쓸 때 핸폰으로 한자 찾아서 확대해서 보신다.
이거 다... 말씀드리기 나름. 인간이란 건 자기가 자주 쓰는 기능은 익히기 마련이고, 그런 면에서 보면 잘 쓰고 못 쓰고는 그사람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상상력과 경험의 차이일 뿐이다.
뭐, 이정도? 나머지야 상상하기 나름이지.
PS: 이 글은 http://ckbcorp.tistory.com/303 왜 어르신들은, 스마트폰을 배우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실까? 와 연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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