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BLOOD 에 나왔던 이야기 같은데, 거기서 "시체 처리의 어려움" 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막상 뭘 좀 구상해 보려 하니, 이게 보통 골치아픈 문제가 아니다.
우발적인 범죄의 경우는 얼마든지 상황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말 그대로 "우발적인" 거라서, 열받게만 만들면 되니까. ( 세상 사는데 열 받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나 말이지. )
헌데, 이야기를 진행하려면, 그... 발생된 "시체" 가, 탄로나면 안되잖아? 그래야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그리고 도시에서, 시체를 처리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일단, 현대사회의 강점은.... "보는 눈이 많다!!"
말 그대로 인구도 많고, 곳곳에 감시 카메라도 많이 붙어 있다. 엔간한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고, 상황이 벌어져도 다른 이들에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야 된다.
시골 마을 같으면 뒷산에 묻어버릴 수나 있었겠지만, ( 아님 뒷뜰에 묻던가 ) 사방이 콘크리트로 뒤덮인 곳에서 땅을 팔 곳을 찾는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체 자체도 문제인데... 이미 죽음에 도달한 사체는, 대략 50~85kg 짜리의, 뼈가 섞인 고기덩어리로 변해버린다. 거기에 자율기계가 아니라, 알아서 움직이지도 않는다. 장비의 장팔사모가 80근, 관우의 언월도가 100근일 거다. 근데 그거 장정 두명이 들기 힘들었지? ( 그걸 한 팔로 휘두른 관우랑 장비는 괴물...이미 인간이 아니다 )
장정 두명이 옮기기 힘든 물건을, 평범한 남자 한 명이 옮기기 쉬울까?
조각조각 나눠 옮기려 해도 쉽지않다. 뼈는 "잘 안 잘린다".
우리가 흔히 닭뼈나 소뼈, 돼지뼈만 먹어서 뼈가 "잘 부러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우선 크기가 작고, 열처리로 ( = 끓이거나 익혀서 ) 뼈 안의 성분들을 흘러내려 약하게 만든거고, 실제로 뼈는 엄청 강한 물질이다. 어디선가 실험하는 영상을 봤는데, 뼈는 그 구조와 성질상, 같은 무게나 구조의 시멘트보다 강하다. 대퇴골의 경우에는 1톤이 넘는 압력에도 견딘다고 들었다.
게다가 모든 작업들은, "눈에 띄지 않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잖아? 다음 이야기로 이어 가야 하니까.
만일 영화 "집으로 가는 길"( 링크 걸려고 했더니 없어 ㅡ,.ㅡ;; ) 처럼 시체를 데리고 공공시설로 움직이려 한다면, 그건 영화니까 가능한 거고, 실제로는 사후경직이랑 시체 썩는 냄새 때문에 할 수도 없을 거다.
이런거저런거 생각해 보면, 역시 사업이던 범죄던 싸움이던 조직이 최고다. 쪽수가 많아야 일 할 때도 좋고, 싸움 할 때도 좋고( 가오는 안 나지만 ), 범죄 저지르기도 좋다. 범죄 조직이라면 시체 처리도 자주 발생할 테니 처리 전담반도 있을 테고, 자체 처리장( 매립지나 소각로, 화학장비, 냉동창고 등 ) 보유하기도 좋고. 시간도 더 적게 걸린다. 여러명이서 하니깐.
조금 머리를 굴려 보자면, 내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시체 처리란, 집에 500리터짜리 큰 냉장고를 사서 거기 처박아 놓던가, 공사현장에 가서 시멘트 벽에 투여하고 공구리 쳐 버리는 게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물론, 그 작업을 하기 위해 살인, 사체 운반, 증거 인멸을 모두 안 들키고 해야 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고.
고로, 가장 좋은 건....범죄를 혼자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 그...그래서 사람들이 패거리로 범죄를!!! ㅡ,.ㅡ;;; )
그러고 보면 영화에서, 주인공을 "안 죽이는" 건 다 까닭이 있는거야. 죽여버리면 80kg 짜리 고기덩어리가 되서 처리가 곤란해 지지만, 시체 처리 장소 ( 예를 들면 호수? ) 전에 도달하기까지 살려놓으면, 운반이 쉽고 들키거나 의심받을 확률도 훨씬 적잖아?
[시체 처리 기계라는군]
관련 이미지를 좀 찾아보려고 구글신께 여쭈었더니, 뭔놈의 중국의 시신 처리 사진이 이리 많은지.... 그것도 모자이크 안한 처참한 사신이 말이다.
인터넷이 정보의 보고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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