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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천년도 못살면서 겁없이 사람과 어울린 여우의 최후.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41494
이거 만들어질 때...앞뒤 상황이 기억 안나는데, 아마 "오세암" 이랑 "아치와 시팍" 이 같이 하지 않았던가? @_@;
뒤져보니 아치와 씨팍은 2006년이 맞는데, 오세암은 2003년 작이다. 아마도 " 마리이야기 " - " 오세암 " - " 여우비" - " 아치와 씨팍 " 정도 되나보다.
음...의도하지 않게 애니 작품 나열이 되어 버리고 말았는데, 각각 사연이 좀 있다.
마리 이야기는 괴작 "블루
오세암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할 뻔 했으나 알고보니 어른용 동화인 것으로 안다.
아치와 씨팍은 물건인데...그 때 아마 내가 한국에 없었을거야.
결국, 별 괴작과 망작은 전부 극장에서 보고, 정작 봐야 할 작품들은 극장에서 못 본 비운의 관객이었다.
헌데, 이 "천년여우 여우비" 는 그마저도 아닌, 어찌보면 한국 애니 시장의 침체기에 상영된 용감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 듯 하다. 나도 그냥 이름만 들어 아는 수준이니까.
어찌되었던, 10대의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만화책과 애니였던 만큼, 곰티비의 자비로움에 기대어 작품을 보게 되었다.
근데.... 어라? 잘만들었잖아? @_@;
확실히 80년대의 "원더키디" 나 90년대의 "홍길동" 수준이 아니다. 원더풀 데이즈 이후로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시장은 끝났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업계 분들은 계속 노하우를 쌓아 올리셨나 보다. ( "원더풀 데이즈" 이야기는 내가 업자가 아니라 뭐라하기 좀 그러니, 인터넷 찾아 보시길. ㅡ,.ㅡ; )
( 맞어. 홍길동이 하나가 아니었지... -_-;; )
바로 들어가자. 주변 이야기 하다가 날 새겠다.
"천년여우 여우비" 는, 마을에 내려온 여우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 작품... 잘만들었다.
잘 만들었다는게, 작화가 엄청나게 고퀄이라거나 CG가 대박 많이 들어갔다거나 히로인(여우니까 당근 히로인) 이 미친듯이 이쁘고 쭉빵언뉘라거나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애니메이션" 이라는 장르를 아이들이 보는 장르로 이해했다. 근데 그 이해의 수준이...심히 낮아서, 아동용 영화라면 씨알도 안 먹힐 줄거리를 가지고 극장용 만화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홍길동이라던가, 홍길동이라던가, 홍길동이라던가...
그럼 성인용 극장 만화영화는 또 어땠는지? "블루 시걸" 하나 만들고 나서 나가떨어진 거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무쉰 2급 싸구려 만화 줄거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겠다고 덤비....( 오늘 어째 말이 좀 험하네? @_@ )
요점은, 이전까지 내가 보아왔던 한국의 극장용 만화영화는, 솔직히 둘리 얼음별 대모험 제대로 된 타겟팅도, 줄거리도, 구성도, 액션도, 카메라도, 배색도, 캐릭터도 만족할 만 한 작품이 없었다. ( 물론 2006년까지의 이야기이고, 앞의 " 마리이야기 ", " 오세암 "," 아치와 씨팍 " 은 예외다. 그때 내가 못 봤으니까)
그런데 이 작품은, 작품의 모든 요소가 기본 이상은 해 준다. 유일하게 부족한 게 있다면.... 성우 분들?
예를 들면 손예진씨가 연기하신다는데, 나는 작품중에서 누가 손예진씨인지 스텝 롤 올라갈 때 까지 몰랐다.
공형진씨도 마찬가지이다. 스텝 롤 보고 연기하신 거 알았음. -_-;;
근데 뭐... 애니를 성우땜에 보는 거 아니잖아( 응? 성우땜에 본다고? 난 오덕은 아니다아~ ).
자자. 차치하고, 계속 가보자.
일단,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아동용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구미호 이야기를 그대로 쓰지 않고, 현대에 맞게 고쳐 썼다는 거다.
우리가 "구미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바로 "전설의 고향", "서방님", "닭의 간", ,"고소영", "구슬", "소복" 뭐 이런 이미지일 거다. 만일 애니를 단순한 "얼라들 움직움직 그림 모음" 이라고 생각하는 단순한 감독이라면, 위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했을 거고, 구미호 이야기를 현대로 끌어 온다고 해도 큰 틀 - "인간이 되어서 서방님과 알콩달콩" 이나, "간 빼 먹고 서방님 영혼 빼 먹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을 거다.
( 나는 이 드라마 안 봐서 모르는데, 인기있었다며?? )
그런데! 이 작품은 다르다! 줄거리도 다르고! 달라!
예를 들면, 구미호는 무려 "외계인" 과 같이 산다! 글구 외계인이 비행접시 고치는 거 도와주고, 떠나려는 외계인을 시원섭섭해 한다. 그뿐이 아니다, 인간을 "깔보"고, 심지어 인간이 되고 싶다고 생각도 안한다. ( 이건 상당히 파격적인 이야기인데,
청사 의 "공덕" 부분을 참조하면 이해가 좀 더 쉬울거다. )
우리가( 혹은 내가 ) 생각하는 일반적인 구미호의 모습은 단 한번도 비추이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악 구도도 멋지게 짜 넣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아주~우 자연스럽다.
"아동용 만화" 에서 흔히 나오는 "말도 안 되게 착한 인간" 이나,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우연의 발현" 이나, "멋드러지게 폼만 잡는 등장인물", "세상에 완벽할 것만 같은 엄친아, 엄친딸" 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그것도 만화영화에!
( 캐릭터가 상당히 다양하다. )
( 저 큰 눈을 얼굴에 박아넣고, 잘도 표정을 뽑아낸다. 이건 동화 레벨부터 동화감독 분의 능력이 다른듯. )
줄거리 뿐만이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뛰어나다. 아마 셀을 재탕해서 쓴 게 한 장면도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 아...그러고보니 셀 반복은 티비만이지. -_-;; ) 물론 쭉빵언뉘가 나와서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캐릭터의 움직임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애니메이팅에서도 끊김 없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그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 등이 상당히 발전하고 다채로와졌다. 이전의 단순한 성격이었던 캐릭터의 표정들이 아냐.
연기의 흐름 및 카메라 워크 또한, 나쁘지 않다. 음..이거는 위의 캐릭터 묘사와도 겹치는 내용이다. 애니메이션에서의 "연기" 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크게 보면 성우의 "음성연기" 와 동화가 움직이는 "Animating" 으로 구분된다 하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만든 아동용 영화는, 너무... "뻔하다". 그니깐, 화 낼 때 화내고, 울 때 울고, 웃을 때 웃고.
음...설명하기가 약간 어려운데, 예를 들어 "화내다" 를 연기자가 연기한다면, 화낸다는 거를 단편적인 한 가지 감정으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화내는" 연기를 하겠지? 예를 들어 "미워하지 않지만 화내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다." "화 난 척하다." 기타등등등.
이 "여우비" 에서의 캐릭터 묘사는, 무위자연의 경지를 어느정도 달성한 듯 하다. 그러니까 억지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막대기 연기가 아닌, 표정의 묘사나 캐릭터의 행동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이건...음 뭐랄까. 디즈니처럼 동작이 부드러운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고....얼굴 표정이 세밀하다고 해야 하나? 하튼 이전의 한국 만화영화보다 진일보한 느낌이 확인히 든다.
표정 만이 아니다. 내가 놀란 씬이 또 있는데, 바로 이거다.
( 통배권 같은 무술영화 화면이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노래를 빼고 보면, 저 작은 해상도(=카메라가 상반신을 잡는 것 ) 에서 춤의 움직임이나 노래할 때의 표정 등이 잘 살아있다. )
아. 또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게 바로 새로운 캐릭터인데... 아. 이건 줄거리에 관계가 있으니 좀...이야기하기 그렇군.
아. 그리고...화면 배색이 굉장히 좋다. 설정이 가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채롭고 알록달록한 느낌이 팍팍 난다. 그래서 어쩌면 여성분들이 보시면 더 즐겁게 보실 수 있을 듯.
( 아름답다... 라기보단, 기분좋은 알록달록? 수채화 느낌의, 티나진 않아도, 배색과 CG를 써야 할 곳에 잘 써서 또렷한 느낌과 수채화 느낌을 둘 다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
쨌던, 그렇다.
분명히 잘 된 작품이고, 이야기나 줄거리를 봐도 재미가 없는 작품도 아니다.
소소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거기에서도 재미를 느낄 것이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작품 자체도 재미와 만족도가 나쁘지 않다.
한 번 쯤 볼 만 한 영화로 추천.
( 아아~ 줄거리 이야기 더 하고 싶은데, 스포일러야~~ )
( 구미호. 100년짜리 치고는 꼬리가 꽤 많다. )
( 외계인과 동거중 )
( 공형진씨임. )
( 다양한 캐릭터들. )
( 새 버스. 소소한 재미. )
( 상상못한 캐릭터. )
(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 뭐 비슷한데? )
아. 글구, 스텝 롤 보면,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몰라도 비싼 스크린 배우 분들 빼고는 성우 한 분이 역할 세 네 가지 연기는 기본이두만. 나름 깜딱 놀램( 영화보면서 같은 사람이 성우 한 거라고 생각 못 한 목소리라서. ㅡ,.ㅡ )
PS: 어...이 작품 "아동용" 아니면 쓴 글 많이 고쳐야 하는데... ㅡ,.ㅡ; 어쩌지? @_@
덧: 얼레? 써 놓고 보니 감독이 "마리 이야기" 만드신 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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