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나이든 사람 전략.

(주)CKBcorp., 2016. 7. 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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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이상한데, 적당한 말을 못찾겠다. 이건 이야기가 좀 길다. 들어가보자. 


사무실에서 엘레베이터 기다리는데, 할머니가 폐지를 짐차(손수레)에 싣고 계셨다. 폐지가 꽤 커 보여서, 저대로 손수레에 싣으면 엘레베이터 문을 통과 못 할 거 같아서 도와드렸다. 도와드리면서 이것저것 여쭈어 보니, 대략 1m x 1m 1m 정도 되는 폐지량( 그날따라 폐지가 많이 나온듯 하다 ) 을 확보하셨는데, 그게 500원정도 된단다. 요새 폐지가격이 300kg 당 2만 5천 ~ 2만 8천 원 수준이란다.


[ 대략 이런 느낌 ]


폐지 가격 담합은 차치하고, "페지 줍는 일의 수익성" 에 대해 조금 생각해봤다. 

1. 나라면 500원 받고 저걸 할까?
    -> 당연히 안한다. 수익성이 너무 없다.

2. 할머니가 할 수 있는, 폐지 줍는 것보다 가성비 높은 일자리가 없는 걸까?
    -> 자본이 있다면 저 굽은 허리로 폐지 주우러 안 나오셨겠지.

        = 자본이 필요한 사업이나 장사는 못한다.
    -> 나이들면 시력이 나빠진다. 글자가 잘 안 보인다. + 허리도 굽고, 체력도 좋지않다 + 귀도 어둡다.
        = 대부분의 저임금 노동 불가. 
    ->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주고 일시키는 길거리 화단 정리( 정확한 용어가 기억안난다 ) 정도가 가능한 일일 텐데, 그것도 아마 권력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노인들이 가져갈 거다.
        = 노인에게 일자리 배분을 관장하는 인간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권력구조는 충분히 생길 수 있다.
    -> 도시의 대부분의 일거리 ( 비정규직 일용직 임시직 포함 ) 는 수행 불가능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시" 라는 공간에서는 할머니가 돈을 만들기 ( = 구직 ) 힘들어 보인다. 환경이 너무 안좋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아예 도시를 떠나 경작으로 수업을 얻는 건 어떨까? 


이주비용, 경작할 땅, 이사 후 집 구하고, 거주 편의와 이동 편의, 의료 등등의 여러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시골가서 경작하며 사는 것도 대안이 아닐까 한다. 손수레 가득 정도의 폐지를 모으려면, 못해도 30분 정도는 걸어야 할 거다. (게다가 할머니 걸음 ) 운없으면 1시간 정도. 보통 폐지 줍는 분들이 하루 15시간 정도 일하는 걸로 안다. ( 노인빈곤 -> 폐지 경쟁 심화 -> 보통 새벽 7시 정도 시작 ~ 11시 정도 종료 ) 그럼, 대략 30분 기준이라면 15 * 2 * 500원 = 15000원. 1시간 기준이라면 7500원. 


반면에, 경작을 하면 어느정도 벌까?

이건 좀 ... 시설사업( 땅 + 물 + 비료 ) 성격이 있긴 한데, 벼농사 같은 본격적인 농업 말고, 텃밭이나 담벼락, 길가 등 자투리 땅에 물주는 수준( 비료나 농약 제초제 등은 없기 )으로 하면 어떨까 싶다. 어짜피 몸이 좋지 않으니 많은 땅은 경작 못 하고, 돈이 없으니 제초제나 농약은 안 사는 걸로. 근무시간도 줄어들고. 

땅도 많이 필요없다. 기업농도 아니고, 하루하루 내다 팔 정도의 양만 생각하면 그러하다. 20평정도만 되어도 시장에 다 못 팔고 남는게 생길껄? 10평 정도로 보자. 경작물이라면 대략 잎채소 열 묶음. 열매 세 묶음 정도?

이렇게 관리 별로 안하고 경작하는 경우, 잎채소(배추,상추,깻잎,파,부추) + 열매채소 ( 고추, 호박, 가지, 토마토, 콩 ) 중심으로 키운다면 손도 별로 안 가고, 수확도 빠르면서, 장에 팔거나 해서 수익 얻기도 쉽다. 이게... 도시에서 폐지 줍는것보다 훨씬 수익이 높지 않을까? 노동시간이래봤자 하루 6시간 정도면 될꺼다. 몸을 적게 부리니 탈도 덜 날 테고. 

한 바구니 한 묶음으로 판다면, 잎채소는 대략 1 ~ 2천원, 열매채소는 2 ~ 3 천원에 팔 수 있겠지. 그럼 대략 하루 만원 이상은 벌 텐데. 

주말농장이나 텃밭 엮어본 사람은 알거다. 이게 얼마나 러프하게 잡은건지. 실제 소출은 더 많을 거고. 판매도 노점한다 쳐도 싸게 파는 셈이다. 


아... 근데 생각해보니 판매하려면 하루 공쳐야 하는구나. 장에 팔러 나오는 날은 일을 못하니. 물론 경작할 땅이나 집 사는데 드는 돈도 문제고


내 머리로는 여기까지가 한계다. 너님들이 좀 더 좋은 생각이 있다면 ... 음... 알아서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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