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최후

(주)CKBcorp., 2017. 5. 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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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77660472

저자 김윤희 외. / 출판사 다른세상. / 2004. 02. 06. / 페이지 수 334.


이전에 한 번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었다. 너무 오래전인듯, 우째 새 책 읽는 기분이었다. 한 10년 쯤 지나면 대부분 읽었던 책 내용이 잊혀지나 보다.

책 자체는 쉽다. 내용 자체가 제목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고,  사전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350쪽 정도 되서 적은 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많다고 할 량도 아니다.

책 내용은, 조선이 식민지 될 때 주변 국제 정세는 어땠고, 고종과 대원군의 정책은 어떠하였으며, 주변국들은 어떠한 정책을 사용하였는가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조선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최초) 황제인 고종이 얼마나 ㄱㅅ끼 인가 통감하게 된다. 오죽하면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 합병(식민지) 승인 문서를 들고 와서 고종에게 협박할 때, 고종이 백성 핑계 대고 합병 안 된다고 하자, "너님이 언제 백성 생각한 적이나 있냐" 고 까댐. 나라가 망해가는 게 어떠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되는지 적나라하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생생하게 써 있다.
이거 아냐? 고종은 40년 이상 통치한, 조선에서 두 번째로 긴 통치 기간을 가진 왕이었다는 것.


인상적인 책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고종은 왕권 강화에만 신경썼다. 

백성이나 국가 신경 쓴 게 아니라, 왕권만 신경썼다.
이게 골때리는게, "조선은 내꺼" 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왕조시대의 왕은 다 같은 생각 아니냐고? 강희제, 세종대왕 뒤져봐라. 고종보다 훨 옛날 사람인데도 "왕은 하늘의 힘을 빌려 백성의 삶을 편안히 하는 것" 이라는 공공정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성리학에서 하는 기본 이야기도 이거고, 맹자는 심지어 왕이 이거 잘 못 하면 신하가 왕을 엎어도 된다고 했다.


2. 매관매직은 왕이 허가했다.

그리고 그 돈은 당연히 왕에게 들어감.
심지어 시세가 알려져 있고, 백성이나 선비가 개혁 요청해서 고종이 마지못해 개혁정책을 입안하면, 관직 가격이 떨어지기까지 했다. 관직을 사는 게 아주 일반적인 행위였다는 뜻.


3. 국가 예산 중 왕실 예산이 국가 예산의 반을 넘었다. 

그래서 왕실(황실) 예산을 정부에게 빌려주고 이자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 치면 청와대 예산이 행정부 + 사법부 예산의 반을 넘었다는 거. 그리고 청와대가 행정부나 사법부에게 돈 빌려 주고 이자 받았다는 뜻.


4. 동학농민운동 일어났을 때, 고종은 외국 군대를 불러 자국 백성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정작 동학농민운동 의 구호 중 하나는, 왜국 세력으로부터 왕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5. 고종은 외국 군대를 국내로 들여오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다.

원래, 외국 군대가 자국 내에서 활동하게 하는 것은 엄청 위험한 짓이다.
5.1. 둘 이상의 외국 군대를 들여놓을 경우, 자국이 외국 군대 끼리의 전쟁터로 번질 가능성이 있고
5.2. 외국 군대 자체가 거대한 무력 집단인지라, 일종의 무력 시위를 당한다. "나님 군사력 짱짱" 이런거 보고 있어야 하는거지.
5.3. 직접적인 위협이기도 하다. 쉽게말하면 남이 내 집 안방에서 칼잡고 있는 거다. 껄끄럽고 무섭잖아.

그런데, 이러한 외국군대를 고종은 거리낌없이...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들여왔다. 뇌가 없거나 바보거나 노답이거나. 자신의 왕권이 위협당할 때 외국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군대까지 끌어오는 경우가 심심찮았다.

이게, 예를 들어 A국이 고종의 왕권을 위협하니 B국 군대를 들여온다... 뭐 이러면 변명거리라도 있지. 자국 백성을 죽여달라고 - 쿠테타 발생, 농민반란 발생 등 - 외국 군대 데려오는 건 변명의 여지도 없다.


6. 고종이 직접 뇌물 수령도 했다.

예를 들어 일제가 전쟁하려고 경부선 철도 공사할 때, 고종은 공사허가조건으로
6.1. 무덤 파해치지 말 것.
6.2. 조선 회사를 건설에 참여시킬 것.
6.3. 기타 ( 기억안남 )
를 내 걸었다 한다.

근데 문제는 일제가 공사하려고 보니 
6.4. 유교국가라 무덤이 더럽게 많고(선로의 직선화가 어렵고 )
6.5. 철도만 짓는게 아니라 철도역까지 짓고, 심지어 근처에 일본인 거주 단지까지 지으려 했기 때문에, 최초 계약보다 강제토지수용부지가 훨신 컸다.
6.6. 당근 반발이 심해지고, 공사가 지지부진해지고, 예산초과가 엄청나짐.

그래서 공사 담당한 일본 회사가 어케 했느냐 하면, 고종을 직접 만나서 뇌물을 직접 줘버림.

현금 5만원과 경부선 운영회사의 지분을 줬다는데, 고종 일제시대 1년 정부 예산이 약 400만원 정도일 거다. 대한민국 현재 1년 예산이 약 400조 정도 되니까, 쉽게 말해 왕이 직접 5조원을 현금으로 뇌물로 먹은거임.

당연히 뇌물 먹은 고종은 공사 강행을 허가했고, 그담엔 공사 방해는 무조건 폭력으로 밀고 나갔다. 조선인이 죽던말던 인부들을 갈아넣어 공기를 단축시키고, 토지수용을 거부하면 군대로 밀어버림. 무덤이고 나발이고 다 밀어버림.


7. 갑오농민운동, 갑신정변 중 둘 중 하나만 제대로 성공했어도, 식민지가 안 될 수도 있었다.


8. 갑오농민운동이 진짜 아까운게, 

마치 이번의 촛불운동처럼 자발적으로 일어난 민란이고, 워낙 사람들이 억압받고 있어서 삽시간에 들불처럼 일어났는데, 운동의 방향을 정할 주체가 없었기 때문에 조직화해서 성공으로 이끌지 못했다.

차이점이라면 촛불운동은 성공했고, 농민운동은 실패했다는 것.


9. 고종은 한일합방을 자신이 허가하는 형식을 원했다.

이건 고종이 친일파다 뭐 그렇다기보다, 이 인간은 나라가 식민지가 되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체면을 먼저 생각한 인간이다.

그러니까 첨엔 반대하다가, 일본 - 이토 히로부미겠지 - 이 군대 끌고 성 안에 와서 문서 서명하라고 함. 그러자 이 인간은 백성 핑계 - 민의 어쩌구 - 대면서 거절. 그러자 이토 히로부미는 "ㄴㄴ. 너님이 백성 생각한 적 있음?" 하면서 합병에 서명 강요. 그러자 고종이 "정 그렇다면, 조선국 황제인 내가 합병 승인하는 형식으로 문서라도 다시 써줘" 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이번에도 거절. 


참고로 다른 책을 보면, 합병해도 왕가의 재산은 보장해준다고 했다. 그래봤자 많이 줄어든 거지만. 심지어 한국 왕가로 시집가는 일본 공주( 이방자 여사 )에 대해,  일본 귀족들이 "부자집에 시집가니 좋겠다. 부럽!!". 뭐 이런다.

[ 요 분 되시겠다. ]


어쨌던, 합병 순간까지도 이 인간은 자신 체면 생각하고 있었다. 


10. 일제시대 국가기반시설은 대부분 민영화.

이거 당연한게, 고종은 왕실 돈을 국가(정부)에 빌려줄 때 빌려주고 이자 받을 정도의 인간이었다. 물론 정부가 재정이 모자랐기도 했고.

해서 철도, 전기, 전차, 발전소, 전신우편, 광산개발 등을 대부분 민지유치로 건설하거나 개발해서 운영했다.

문제는, 일반적인 경우 이런 민자유치 시설이라 해도, 운영권을 몆십년 민영회사에 줄 뿐 시설 자체는 국가가 가져가야 되는데, 고종은 이걸 안했다. 

정확히 말하면 못했는데, 개발하고 시설 놓아도 이런저런 뻘짓 때문에 약속한 건설 상환금이나 운영 지원금을 대부분 빵꾸냈고, 그 덕에 기껏 건설한 사회간접자본시설 대부분은 민간업자 - 대다수는 일제 - 에게 넘어갔다. 

가격이 비싸지는 건 당연했다. 예로 종로 전차 이용 금액은 조선인 노동자 한 달 임금이었다고 한다.( 이건 좀 뒤져보니, 한달은 아니고 하루치 임금 정도인 듯. ) 물론 그때 전차는 신기술이라 비싼 게 맞긴 하지만.

문제는 시스템의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없어서, 국내에서 해당 사업 관련 지식이 쌓일 수 없었다는 거다.

쉽게 말해 사장이 돈 빌려 식당은 차렸는데, 서빙 청소하는 종업원은 가족으로 쓰고, 다른 친척은 손님으로 받는데, 주방장이랑 점장은 외부인 쓴 격. 이러니 이용의 편리함은 즐길 수 있지만, 관련 기간 산업을 성장시킬 수 없었다.


이 책을 잼나게 읽으려면, 책의 각 내용에 나오는 사람, 인물, 사건 등을 인터넷 뒤져보면서 읽어보면 훨씬 잼나다. 단, 그러면 책 읽는 시간은 두배는 걸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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