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

반려동물 배변 봉투. 풋백. <- 친환경 절대로 불가능.

(주)CKBcorp., 2019. 4. 18. 19:16
반응형

 

앞 뒤 사정이 있어서, 똥 봉투... 를 알아봤다. 

주로 개를, 산책시키러 나갈 때, 개 똥 치우기 위한 봉투.

 

https://www.coupang.com/vp/products/13897807?itemId=57703368&vendorItemId=3090265636&q=%EB%B0%B0%EB%B3%80+%EB%B4%89%ED%88%AC&itemsCount=36&searchId=4bebd520368e42ac9fa0e335f853fc28&rank=9&isAddedCart=

 

이런거.

 

생각해보니 링크 걸었는데 이미지 모자이크가 의미 있나?

 

근데, 이거 일회용이잖아. ( 물론 인간이 사용하는 거 중에 쓰레기 아닌 게 어디 있냐만 )

그래서 그나마...생분해 되는거 찾아봤단 말야.

 

이름도 친환경같고, 녹색에, 이파리 그림 막 그려져 있고, 

사용후기도 "녹색냄새 조아요" 뭐 이런거...

 

상품설명에도 생분해라고 써 있고 말이지.

 

물론 일반 봉투도 밀웜 등에 의해 생분해된다. 한 500년 정도 걸릴 뿐. 

 

근데, 상품 설명에 성분이 HDPE 라네?

 

HDPE = 'ㅈㄴ 두꺼운 비닐' 정도 된다. 택배봉투에 쓰이는 질긴 비닐 소재.

 

응? 생분해라메? 비닐? 뭔소리여?

 

자. 개봉 설명 들어갑니다. 

 

들어갑니다 ~ 따라리리라~ ( 갑자기 생각난 드립 )

 

1. 제조사 전화해 보니

'그거 생분해 문구는 잘못 쓴 겁니다. 저희 실수에요. 생분해 안되는 제품임. '

... 리플이 1400개가 넘는 거면 최소 14만개 이상 팔렸다는 건데. 아직도 문구를 못 고쳤나 보다. 

'생분해' 문구 하나만 지우면 되는데.  판매업무하느라 바빠서 그런가. 

 

2. 기냥 일반 비닐

녹색 칠하고

나뭇잎 그려 넣고

상품명을 녹색 에코 비스무리 짓고

디자인 녹색 똭! 향수 녹색 허브 똭!

상품설명 녹색 나뭇잎 때려부우면?! 

 

짜잔!! 친환경 제품이 되는 마법! 

 

 

3. 친환경 비닐? 그딴건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싼 가격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비닐 따위는 없다' 

 

비닐은 플라스틱이고,

이건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크던 작던. 

조각난 작은 비닐 = 작은 플라스틱 = 미세 플라스틱 <- 요즘 핫한 거. ( '미세' 들어가면 전부 핫하네. 근데 왜 미쉐린은 ... ) 

설사 생분해 비닐을 쓴다고 하더라도 ( 생분해 비닐을 파는 업체가 있긴 하더라. 비싸서 그렇지 )

큰 비닐 봉투가 작은 플라스틱으로 조각날 뿐이지, 플라스틱이 사라져 없어지는 게 아니다.

 

친환경 비닐이란 게 별 게 아니고, 

비니루를 생산할 때, 비니루 군데군데에 썩는 물질( 주로 전분이나 셀룰로스. 요즘엔 뭐 넣지?  ) 넣어서 조각나기 쉽게 생산하는 걸 친환경 비닐이라고 하는 거다.

 

18-24개월에 분해된다는 친환경 에코백 비닐이란 게, 이렇게 '큰 플라스틱 덩어리' 가 '작은 플라스틱 덩어리' 로 쪼개진 소리이지, 무슨 나뭇잎처럼 썩어서 분자단위로 해체되서 순환되고 그런거 없다. ( 한 500년 정도 지나면 해체되긴 한다. )

 

즉, 애초에 저런 생분해 비닐은 '비니루' -> '미세 플라스틱' 으로 변하는 시기가 18-24개월이란 거지, 퇴비 되고 지구환경 오염 막고 그딴건 없다고.

 

물론, 생분해되는 비닐 비슷한 걸 만들 수는 있다. 애초에 '비니루' 가 Polyvinyl 의 약자이고, 이 석유화합물을 쓰지 않고 녹말이나 셀룰로스나 뭐 그런걸 압착하고 어쩌구 저쩌구 해서 완전분해 가능한 봉투를 만들 수는 있는데,

그러려면 생산 단가가 무지막지하게 든다.

 

http://plasticskorea.co.kr/sub.asp?maincode=461&sub_sequence=495&sub_sub_sequence=&exec=view&strBoardID=kui_495&intPage=1&intCategory=0&strSearchCategory=%7Cs_name%7Cs_subject%7C&strSearchWord=&intSeq=18181

완전 퇴비화라고? 단가가 문제

 

http://webbook.me.go.kr/DLi-File/007/154298.pdf

 연구는 계속 하고 있는거 같다만...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44896644

 

그저 잘게 잘린 것 뿐이잖아. 

4. 기술력이 안되는데 어쩌라고?

국내에서 배변봉투를 생분해 제품으로 파는 곳이 있기는 하다. 

봉투도 HDPE 가 아니라 LDPE ( = 얖은 비니루 ) 쓰고, EPI 인증인가? 분해 인증 받고...

그런데, 그게 위에서도 말했지만, 잘게 조각으로 잘릴 뿐( = 미세플라스틱이 생성 ). 없어지는게 아니다.

그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 현실적으로 비니루를 안 쓰고 봉투의 질김 강도를 유지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분해가능 유기물질(=쉽게말해 나무 등등) 만으로 봉투 만들어 썼다가, 똥이 든 봉투가 터져서 내용물이 쏟아지기라도 하면, 당장 너님이라도 안 살거잖아.

라고 하더라. 나도 이 말에 동감한다. 

 

4.1.현실적으로

4.2. 겁나 싸게(=한 번 쓰고 버릴 수 있을 정도) 만들 수 있는

4.3. 유기물 수준으로 분해 가능한

4.4. 석유화학 제품 아닌 비니루 대용 물품

은 없다는 건 알고 있는데. ( = 현시점에서 )

 

마치 비니루에 밀가루 박아놓고 친환경이라는 것 처럼 이야기하니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거라도 안 하는 것 보다 낫긴 하지만. 

 

근데, 그마저도 '우리 실수에요. 분해 안됨. 설명 잘못씀' 이라고 하는 업체는. 좀 너무 나간거 아닌가.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