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

국립의료보험비를 더 내면 안될까?

(주)CKBcorp., 2018. 1.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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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공공의료보험을 공구하는 게 민영의료보험을 개별구매하는 것보다 가성비가 훨씬 좋지 않을까?


자. 들어가보자. 

이 글을 읽는 너님. 사보험비 얼마 내냐? 

나는 공공지역보험료 XX만원 정도 내는거 같던데. 사보험은 지역보험료의 두 배 정도 낸다. 원래는 네 배 정도였는데 그것도 정리한거... 근데, 주위를 둘러보면 정리한 후 내는 (사보험/공보험) 두 배 정도의 가격은, 결코 주위에 비해서 비싼 금액 내는게 아니란 말야. 


사보험 내는 까닭이 뭐냐? 공보험으로는 불안하니까 가입한거겠지. 사고났을때 커버 못 치고 거지될까봐.


[원래 사보험이란 게 불안을 조장해서 먹고사는 사업이다.]


그런데 말이지. 보험의 목적이 뭐냐 말이지. 결국 사보험이던 공보험이던, 목적은 사고났을때 보장받는거야. 그렇다면,

1. 사고났을 때 커버쳐주고
2. 보험료 싸면 

장땡 아니냐?

보험을 골라야 하는 기준이, 돈을 얼마나 많이 주고, 보험료 내도 만기 되면 다 돌려주고... 그런게 아니란 거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보장범위". "월납보험료". 이거 두개라니까?


그런데, 기본적으로 사보험은 이걸 저렴하게 충족할 수가 없다. 

원래 보험이란게, "내가 안아플때 낸 돈으로 남이 커버받고, 내가 아플때 남이 낸 돈으로 커버치는" 거라고. 상부상조. 그런데 공적 보험은 이 "상부상조" 개념만 들어가지만, 사보험은 어기에 "이익률" 개념이 들어간다. 공적 보험이라면 하지 않을 "이익" 을 확보해야 하고, 또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보험은 두 가지 전략을 쓴다. 


3. 사업비를 받는다. 이 돈으로 건물 임대료도 내고, 직원 돈, FC ( = 쉽게말해 보험아줌마(남자도 많지만) ) 월급, 수당, 광고비, 이익, 주주 배당 등등... 준다. 포인트는 비용 이외에 이익을 추가로 더 걷어가는 것.

4. 사람들이 가장 많이 돈 낼 만한 항목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안 다치는 걸 골라낸다. 그리고 이걸 상품으로 출시한다. 이래야 이문이 많이 남으니까. 보험사가 보장하는 항목 자체가, 처음부터 이익이 남는 항목만 골라서 보장한다 이거다. 


3. , 4.번을 딱 봐도 각이 나오지 않냐? 똑같은 질병을 공보험과 사보험이 보장한다고 할 때, 사보험 가입자가 공보험 가입자보다 동일 질병(상해)에 대해 돈을 더 많이 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공적 보험보다 비쌀 수 밖에 없는 사보험에, 가성비가 나쁜 사보험을 이용하는 것인가? 너님은 왜? 나는 왜?


별거있나. 마케팅에 당한거지. 위의 생명보험 광고도 보면, 10억 내세우잖아. 사람이 죽었는데. 

내가 죽으면 10억이 아니라 10조라도 쓸모없는데, 가족이 10억 받으니까 보험 들라 이거지. ( 월 납입비용이 얼마인지는 논외로 하자. 마케팅 포인트에서 월 납입금액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무배당 상품인 경우가 많고, 저런 상품은 월 비묭이 어마무시하다. 2006년 기준으로 월 200만원 납부라는데, 2006년이면 지금 시세로 월 400만원 이상이다. ) 

누군가는 반론할 수 있다. 실제로 다치면 돈 많이 드니까 그 때를 위해 사보험 드는거라고. 공보험은 보장 한계가 분명하니까, 보장 범위가 더 높고 넓은 사보험 드는거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사보험의 보장 역량은 당연히 사보험의 노하우고, 영업력이며, 기술력이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봤을때, 공적 보험이라는 가장 가성비 높은 보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사보험을 별개로 들고 있다는 건,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혹시 우리 사회 구조가,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 공보험이 사보험보다 보장 범위 금액이 낮다면, 공보험에 돈 더 내서 사보험만큼 보장범위 늘리면 안되냐? 그게 사보험 개별 드는 것보다 더 싸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 어떤 동네에 10명이 있다 치자. 그 중 9명이 목발을 짚고 다닌다고 치자. (제기랄. 적절한 비유가 안떠오른다. ) 그렇다면, 그 목발을, 동네 공구를 통해 사지 않을 까닭이 무에 있는가

도로를 정비하거나 소아마비 백신을 의무접종시키거나 신호등을 좀 더 크고 보행자 신호를 늘리거나 해서 목발 짚고 다니는 사람 자체를 줄이는 게 정답이긴 하지만, 어쨌던 10명중 9명이 목발을 짚고 다니면, 공구로 사도 되잖아? 


위의 10억 보험 광고를 다시 생각해 보자. 만약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보육원 공짜, 학교 공짜, 육아수당 실업수당 나오고, 병원비가 모두 무료에, 적당한(저렴한) 공공 임대아파트와 공공 육아시설이 많고, 최저시급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이 철저하게 지켜진다면, 그럼에도 과연 10억을 받으려고 월 200만원( 2006년 기준임을 잊지말자. 지금이라면 400만원 이상이다. ) 을 납입하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까?


우리는 "남들이 가입하니까" 혹은 "다치면 돈 많이 드니까" 혹은 "티브이에서 다치면 돈 많이 든다고 하니까" 사보험 가입하는거를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걸 꼭 사보험을 통해 보장받아야 하는걸까? 공공의료보험비를 더 내서 보장받는게 더 가성비가 좋지 않을까?


보험은 원래 공구 - 공동구매 - 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태생부터 그런거임. 대항해시대에 배로 상품 실어나르다 엎어지면 노답이니까, 각출해서 엎어졌을 때 때우기로 한 것. 개인이라면 적립이고, 업무처리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각출이지. 

그렇다면, 공구를 확장해서, 전 시민( 국민 ) 레벨로 보험을 공구해 버리면 비용이 싸 지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 가성비도 높아지고. 공구란게 원래 그런거잖아. 구매자가 많을수록 단가가 낮아지는 것. 

고로, 기본적으로는 공공의료보험비를 올려서 보장 범위와 금액을 늘리는 게, 내가 받을 보장 내용에 비하면 상당히 효율이 좋을 거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안 되겠지? 당장 자유발정당은 "빨갱이 논리다!" 할 거고, 삼성생명 같은 민간보험회사도 반대할거고, 해외 민간보험업체들도 "FTA맺은 나라의 정부가 민간시장과 불공정경쟁한다" 고 고소할테고.


어떤 단체인가가 이미 이런 운동을 하고 있다던데, 생각해보니 그럴듯 해서 ( 사실은 보험료가 더럽게 비싸서 ) 써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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