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주)CKBcorp., 2018. 1.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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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2003766000572


두줄요약 : 주 걸왕이 맘에 안드니까 구미호 보내서 나라 똥망시키고, 천계에 일꾼 필요하니까 전쟁 일으켜서 신선들 죽여서 천계에서 걷어 쓰자.


봉신연의 책을 봤다. 전 5권. 


[ 만화 아니다. 책이다. ]


봉신연의 - 만화 + Ani - 가 한때 인기 끌었나 본데, 난 아직 만화, 애니는 못 봤다. 그냥 책만 본 거다.

그럼 왜 봤냐.... 중국 4대 소설이 될 뻔 한 책이니까. 원래 중국 4대 소설하면 삼국지,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 잖아? 나는 네 가지를 다 봤는데, 솔직히 금병매는 재미없었다. 나머지 셋에 비하면 꽤. 그러고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어른의 사정이 있더구만. 원래는 봉신연의가 4대 소설에 들어갈 뻔 했었는데, 봉신연의는 지금으로 치면 판타치성이 너무 강해서, "현란한 도술과 귀신의 소리로 백성을 혹세무민한다" 고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했다네. 그래서 대신 금병매가 지정되었다... 는 것.

근데, 리뷰 쓰려고 다시 뒤져보니 그건 또 아닌거 같다. 금병매 위키 설명 을 읽어 보면 그정도까진 아닌 거 같고, 앞의  삼국지, 서유기, 수호지는 "비현실적인 먼치킨들의 화려한 영웅담" 인 반면에 금병매는 "일반인이 주인공이 되어 평범한 삶에서 소설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4대 소설까지 올라간 듯 하다. 즉 (앞의 3가지 소설보다 ) 현실 고증을 잘해서... 정도? 

즉, "원래 4대 기서에 봉신연의가 들어갔었는데, 정부에서 뺐다" 는 건 거짓말인 듯. 


어쨌던 들어가보자.

1. 줄거리 

주 걸왕이 여의낭랑( 창조신 다음 서열. 중국 신으로 위에서 두번째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 사당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제사를 지내자 여의낭랑이 현신. 걸왕은 여신(=여의낭랑)의 모습에 반해서, 음욕( = 색욕 )을 품게 된다. 여의낭랑은 빡쳐서 구미호를 시켜 걸왕에게 보내, 주 왕조를 끝장내게 시킨다. 이게 달기. 

한편 천계에서는, 천계의 일을 시킬 시다바리...( 킹왕짱 쎈 신들 아래에서 심부름 할 급이 낮은 신들 ) 가 모자라서 봉신계획을 세운다. 바로 도 닦던 신선과 영물들을 죽여서 천계로 불러 온 다음, 신으로 명하고 시다바리로 쓰는 것. 이 봉신계획의 핵심이 자아( = 강태공 ) 가 주 무왕의 선봉에 서서 도사들을 학살하는 것.

걸왕은 달기에 빠져서 나라 말아먹고, 강태공은 주 문왕에게 등용되어 무왕을 통해 주 걸왕을 멸망시킨다. 이 전쟁에 도사와 신선과 선녀와 영물을 대거 쏟아부어 서로 죽이게 만듬. 서로 편 갈라 막 싸운다. 

마지막에 여의낭랑은 주 걸왕을 죽이고 왕조를 멸망시켜 신의 위엄을 보여주고, 도구로 썼던 구미호 - 달기 - 를 토사구팽. 강태공은 봉신계획을 완료하고 다시 선계로 돌아간다.


어째 5권짜리를 요약하니 굉장히 훌륭한 소설인것 처럼 줄거리가 나와버렸다. 이래서 일본에서 만화로 한 건가?


2. 패턴의 반복

두 왕조가 전쟁하는 이야기... 인데, 다섯 권 중 3.5권은 도술싸움 이야기 + 패턴반복이다. 이런 식. 


자아(강태공) : 드디어 함곡관에 도착했다. 누가 저 성을 굴복시키겠는가!

부장 혹은 도사 1 : 부족한 제가 나아가 보겠나이다. 적장은 나와 내 칼을 받으라!

방어군 장군 : 천자의 은혜를 입고서도 반역을 일으키다니! 반역의 무리를 잡아와라!

방어군 부장 혹은 도사 2 : 네 이놈! 신하된 도리를 모르느냐! 수급을 베어 주마!

함곡관을 지키는 주(적)의 도사가 현묘한 신법을 펼치니, 주(아군) 태공의 부하 도사가 신모한 술법으로 대처하여...


정도. 이게 무한반복. 등장인물도 엄청나게 많고, 무기의 종류와 도술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은데, 패턴은 다 비슷. 


3. 삼국지, 수호지 승.

서유기는 풀 버전으로 못 봐서 평가가 애매한데, 일단 나는 삼국지나 수호지가 더 재미있다. 

현대의 상당히 다듬어진 고차원적인 소설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된다. 복선 따윈 없고, 인물들은 모두 단순하고, 배신은 하기전에 미리 알려준다. 반전 그런거 없고 강태공 진영 킹왕짱. 정작 자아(강태공) 는 약하다. 심지어 두 번 죽기까지 한다. 한 번인가? 어쨌던. 

삼국지나 수호지는 어릴 때 봐서 그런지 나름 재미있었고, 배신이나 전쟁 승패 뭐 그런게 나름 섞여 나와서 나쁘지 않았는데, 봉신연의는 거의 패턴이 비슷하다. 무엇보다 주 무왕 쪽이 꽤 많이 강함. 거의 7 : 3 정도로 항상 이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볼 만 하지 아니한가.

어쨌던 원작을 읽어봤다는 데 만족. 글만 보면 매우 재미없을 것 같지만, 그정도는 아니다. 5권이나 되는데도 술술 읽히고, 휙휙 넘어간다. 한 권당 두시간 정도 걸린듯. 한 번 정도는 읽어봐도 나쁘지 않다.


5. 잡설들

- 내가 읽은 버전이 삽화가 없었다. 아쉽다.

이 작품은 옛날 중국 책 보듯이 삽화가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삽화가 아쉬운 책은 이게 처음이었다. 책에는 삽화가 전혀 없다. 문제는, 예를 들어 풍화륜( = 불타는 수레바퀴로 바람을 일으켜 날 수 있다. 나타가 타는 탈 것), 어쩌구 비표( 이름 기억안남. 호밍 미사일 기능이 있어서 던지면 알아서 적장 목을 딴다. 도망가면서 쓰기 좋다. ) 삼신팔매 ( 머리 셋 + 팔 여덞. 포켓몬 진화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됨 ) 등등. 딱 봐도 한자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무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게 중요해! 이름으로 기능을 알아내야 왜 저렇게 움직이고 반격하고 그런걸 안다고. 이걸 모르는 상태에서 글만 보고 상황을 상상하자면 애로사항이 꽃핀다. 물론 큰그림에선 패턴 반복이라 의미없을지도 모르지만. 

- 강태공(자아) 이 전쟁 수행하던 때는 60세. 혹은 80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팔팔하다. 물론 황충도 있고, 기본적으로 강태공도 도사라 일반인보다야 신체능력 낫겠지만, 책만 보면 늙었다는 뉘앙스가 전혀 없다.

- 소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일반인이라면, 이러한 명확한 내용들을 좋아할 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유행했던 시대를 생각해 보면, 복선이고 나발이고 복잡한 걸 원하지는 않았었을 듯. 일반인은 평생 책 한 두권 구경하기도 힘들었을 시기이니까. 그렇다면 엄청나게 문학력이 높은 작품보다, 이렇게 단순명쾌한 줄거리의 소설들이 진입장벽도 더 낮고, 인기도 있었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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