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주)CKBcorp., 2022. 2. 1. 23:23
반응형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4657330

 


300쪽  135*210mm  375g  ISBN : 9791189327156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은이),정지인 (옮긴이)곰출판2021-12-17

원제 : Why Fish Don't Exist: A Story of Loss, Love, and the Hidden Order of Life

 

한 줄 요약 : 어떻게(죽지않고) 계속 살아가시는 거에요?

 

 

오랜만에 본 책이다. 들어가보자.

 

서점에서 스-ㄱ 지나가는데, 카피가 눈에 들어왔다. "책의 모양을 한 작은 경이." 그래서 집어들었다. 300쪽. 대략 네시간 정도.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책이 그냥 ... 에세이라서. 머리 쓸 일 없고 술술 읽힌다. 빠른 사람은 두시간 정도면 읽을수 있을듯.

 

 

책이.... 애매하다. 글 쓴이의 필력이 뛰어난 건 인정하겠는데, 삽화도 좋기는 한데, 어째... 와 닿지를 않는다. 근데 이건 내 경험 문제인 듯. 아무래도 피천득 씨 같은 잔잔한 이야기를 다루는 게 아니고, 죽음, 자살, 신념, 사랑, 살아내는 것... 이런 이야기를 다루니 내게는 그닥 와 닿지 않았다. 

글은 잘 쓰고, 미려하고, 깔끔하고, 전개도 좋다는게 다 인정은 하는데, 내게는 와닿지 않는 느낌. 분석해 보면 아마 경험의 차이인 것 같다. 저 정도로 죽음이나 자살 신념 등을 고민했는데, 그 결과, 해결책, 구원을 사랑에서 찾는다? 나는 그런 기억이 없기 때문. 

 

 

잡설은 넘어가자.  에세이니까 스포일러 같은 건 신경 안 써도 되겠지. 이 책은 에세이다. 소설이 아니다. 실제 작가의 이야기라는 걸 염두에 두면 ... 좀 무서운 이야기가 된다. 

 

주인공은 ... 글재주를 가진 과학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다. 과학 분야가 전공은 아닌 거 같은데, 환경에서 과학적 내용을 많이 접한 사람, 전공이 뭔지는 모르겠다. 본문에 나왔는데 내가 기억 못할 수 도 있다. 어쨌던 각종 미디어에 과학 관련 글을 쓰고, 피디도 하면서 먹고 산다.

 

근데, 작가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이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왕따 당한거 같은데. 자살은 시도했고, 실패했지만, 끊임없이 자살의 유혹을 견디어 나아간다. 그러다 대학교를 가서, 취직하고, 애인을 만나고, 잘 살았다. 그 기간동안은 자살 생각과 멀어졌다. 

 

그러다가, 자기가 바람피웠다. 글 내용만 보면 미성년자를 건드린건 거 같다. 좀 이해가 안 되는데, 미성년자를 건드린 거면 범죄가 될 텐데, 그냥 써 놓은거 보면 "상대적으로 많이 어리지만 성년인" 건지는 모르겠다. 문장에서는 "아이" 라고 표현했다. 양다리라는 느낌보다는, 한 번 건드린 느낌인데, 자세하게는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해당 남자아이와 성관계 후 죄책감에 배우자에게 이야기한 거 같은데. 역시나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당연히 결혼관계는 끝나고, 작가가 배우자를 싫어한 게 아니라서, 자살의 유혹은 계속 이어진다. 안정을 찾던 결혼 생활이 작살났으니 잊고 있던 자살 유혹이 다시 튀어나온 거지.

 

그 때, 이 작업을 하게 된 거 같다. 

 

이 책은, 작가가 삶을 살아내기 위해 헤쳐나온 매우 개인적인 기록이다. 특이하게도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했지만, 결국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잠겨 본 사람들은 알거다. 자살의 유혹이란 것. 

 

오늘보다 두려운 내일.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환경들. 괴로움을 끝낼 수 있는 달콤한 마침표. 

그나마 다행히도 작가의 괴로움은 정신적인 것이었고, 사채를 당겨 썼거나 신체포기각서가 있다거나 마약이라거나 육체가 고장나서 괴롭다거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이야기는 없었으니까. 직장은 불안정했지만 어쨌던 본인이 벌어먹고 살고 있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나 사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이 고장나서 진통제를 정기적으로 들이부어야 하는 건 아니었던 듯.

 

 

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았던 게지.

숨은 쉬고 있고, 돈은 어떻게든 벌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도 떠나고, 정신적인 안정을 얻을 방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나날들.

 

특이하게도, 작가는 이걸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해결한다. 괴로움을 겪은 과거의 인물의 행적을 찾아내고, 그 인물이 해당 문제와 괴로움을 해결한 방법을 분석하는 것.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깨달음을 통해 살아갈 힘을 얻고, 결국 새로운 연인을 만나서 정신적인 안정을 얻고,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내가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사람이 시궁창에 빠진다거나, 길을 잃고 헤매이게 되면, 이 때 연인이 동아줄이 되어 주는 건 순전히 운이다. 시궁창에 빠져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다. 게다가, 연인이라는 게...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시궁창에 빠져 허우적대는, 부정적인 기운을 뿜뿜 내뿜는 사람에게, 과연 누가 연인의 감정으로 다가오겠는가. 그게 일반적인가.

 

물론, 작가는, 1. 깨달음을 먼저 얻었고, 2. 연인은 그 이후 생긴 거니까 연인이 동아줄은 아니었다. 3. 무엇보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작가는 본인이 실제로 겪은 일을 쓴 거다.  그러니 구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작가를 축하해 줄 수는 있지만, 내가 공감할 수는 없었다.

 

 

이건 순전히 추론이지만, 아마 연애하면서 충실감, 충만감, 행복 같은걸 충분하게 느낀 사람이라면, 일종의 "기괴한 연애소설같은 작가 일기" 정도로 볼 수 있을거다.

 

 

확실한 건, 글 하나는 깔끔하게 잘 썼다는 거. 번역자의 필력일 수도 있겠지. 

 

 

뱀발 :

작가가 물어본 이야기에 내 나름대로 대답을 해 보자.

질문 : 어떻게(죽지않고) 계속 살아가시는 거에요?

답 : 이 또한 흘러가리니, 욕심을 버리면 됩니다. 

 

당신의 답은 무엇이 될 것인가.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공부.  (0) 2022.03.26
마키아벨리 - 군주론  (0) 2020.10.05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0) 2020.10.03
팬데믹 1918  (0) 2020.09.30
노화의 종말.  (1) 20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