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귀신

(주)CKBcorp., 2012. 7.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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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얘들아. 정말이래!"
"에이, 귀신이 어디있어?"
"정말이래, 학철이랑 민희가 봤데!"
"응? 그게누구야?"/"어? 누군데? 진짜?"
"응응! 걔네들 아랫교실 애들인데, 둘이 사귀거든? 근데 사람없는데서 정분 좀 쌓아 보려고 폐가에 귀신나온다는거 안 믿고 갔는데 글쎄!"
"갔는데?" 
"담날부터 학교 안나오더래!"
그러자, 듣고있던 철수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걔들은 귀신을 봤대?"/"뭐야, 철수 너도 이런 이야기 좋아하냐?"
현주는 계속했다
"응응! 그래서, 폐가 갔는데 막 깜짝깜짝 놀라고, 귀신이랑 같이 돌아다니고, 귀신에게 잡아먹히고, 그래서 못 돌아왔대! 무섭지?"
"어머...그거 진짜야?"
경선이가 오들오들 떨면서 듣고 있던 것과는 달리, 철수는 혀를 차며 이야기했다.
"쳇! 거 봐라, 괴담이란 게 다아 그렇다니깐... 만약 그 학철이랑 민희라는 애들 얘기가 진짜라면, 그 아이들이 잡아먹힌 걸 어떻게 안거야?"
"응?"
경선이가 반문하자, 철수는 설명했다.
"그 애들이 잡마먹혔다며?" / "응"
"집으로 돌아오지도 못했다며." / "응"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귀신에게 잡아먹힌 걸, 어떻게 알게된거지? 누가 알려준거야?" / "아!..."
경선이는 그제서야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철수는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현주는 포기하지 않은 듯 하다.
"아니야! 진짜래! 학철이랑 민희도 진짜래!"
"뭐야. 학철이랑 민희랑 죽었다면서?"
"..."
"폐가에서 나오지도 못했다면서?"
"그..."
이쯤 되자, 현주도 더는 할 말이 없어진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주는 지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듯, 말을 이어갔다.
"어쨌던 귀신은 있어!!"
"그래~ 있겠지. '환상특급' 봐도 많더라! 인터넷 검색해봐도 많고 말야~"
"너어~ 내가 거짓말장이라는 거야?!" / "현주야! 그렇게 화낼껏까지는 없잖아..."
경선이가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현주는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아니, 뭘 그렇게 열내고 그래? 누가 너더러 거짓말장이라던? 니 이야기가 믿음직하지 못하단 거지, 니가 거짓말장이란 소린 아니잖어."
"그게 그소리잖앗!!"
현주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철수와 경선이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현주를 바라봤다.
"좋아! 누구 말이 맞는지 한 번 보자고! 오늘 밤 11시, 야자 끝나고 나서, 그 폐가에 가는거야! 알았지? "
"여,현주야아..." / "내가 왜 가야되?"
경선이와 달리, 철수는 현주를 달래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보고 거짓말장이라며!!" / "내가 언제?!"
현주와 철수의 언성이 동시에 높아졌다.
"철수 너, 지금, 여기서, 나한테 사과해! 아님 직접 확인하러 가던가!"
"내가 왜 사과를 하냐? 미쳤냐?"
둘의 언성이 시소게임처럼 높아지자, 경선이가 나서서 둘을 뜯어말렸다.
"현주 넌 화 좀 가라앉혀! 쫌! 철수 너도 진정하고! 오늘 우리 셋이 야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폐가에 들렸다 가자. 그럼 되지? 거기 가서 아무 일도 없으면, 현주 니가 사과하고 끝내기다? "
"흥!"
현주는 먼저 제 자리로 가 버렸다. 철수도 고개를 젓고는, 자기 자리에 돌아갔다.




100.

"야! 깜깜해서 암것두 안보여! 불켜봐! 불 없어?"
"폐가잖아? 전기가 들어올리 없어."
경선이의 외침에 철수가 대답했다. 그리고 뒤이어, 핸드폰에 달린 카메라 플래쉬를 작동시켰다.
"얍!! 이거라도 어때? 약 닳을 때 까지는 볼 수 있어."
"그거, 학교에서 충전 하고 온거야?"
"충전기 쓰는 애들이 얼만데 충전을 어케 하냐? 그래도 난... 여친따윈 없으니깐. 꽤 오래 갈거야. 흑. OTL"
"... 넌 지금 농담이 나오냐? 넉살도 좋구나."
"여기에 귀신이 있다는 보장도 없잖아?"
현주가 기가 차다는 듯 철수를 보며 이야기하자, 철수가 답했다. 하지만 그의 농담에,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조금쯤은 풀린 듯 했다.
"근데, 우린 여기에 언제까지 있어야 해? 귀신이 안 나타나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하는거야?"
"에~이. 무슨소리야. 안방이랑 건넌방 뒷뜰이랑 보고 없으면 가는거지. "
경선이의 질문에 철수가 답했다. 그리고 플래쉬로 이곳저곳 비추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폐가는 단독주택이었다. 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있고, 마당 너머로 ㄷ자 형태로 이어진 3개의 방. 방들을 잇는 마루. 그리고 마루 너머로 부엌과 화장실, 창고인 듯 한 건물이 보였다. 
"창고까지 확인하고, 아무 것도 없으면 가는거다?"
철수는 말이 끝나자, 먼저 앞으로 나섰다. 아무래도 불빛을 비추고 있는 것이 철수이기에, 먼저 나서게 되었다.

마루를 거쳐서 가장 오른쪽 방부터 들어갔다. 아무 것도 없었다. 혹시나 현주가 트집 잡을까 봐서, 카메라 플래쉬로 구석구석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봤지? 여기 아무것도 없다!?"
뒤따라온 현주와 경선이도 확인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철수는 들어온 방문 오른쪽 벽에 붙어있는 방문을 열고, 다음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도 특이사항은 없었다. 철수는 후레쉬를 방 구석구석에 비추면서, 뒤따라 들어오는 현주와 경선이에게 말했다. 
"여기도 아무것도 없다구!"
그리고 또 다시 오른쪽에 붙은 방문을 열고, 두 사람에게 확인시켜 주고, 다시 다른 방문을 열고, 또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봐. 없지? 아무 것도 없다구!"
"... 방문 달려 있잖아? 아직 다 안 끝났잖아!!"
"쳇! 고집은!!"
철수는 현주가 똥고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왕 들어온 거 확실하게 확인시켜 주려 마음먹고, 다시 방문을 열었다.
"자! 봤지! 물론 여기도 아무 것도 없겠지! 안그래?"

그때였다. 별 말 않던 경선이가 말을 꺼냈다.
"이 곳... 방이 이렇게 많았던가?" / "!!"

그제서야 철수는 생각났다. 이번 문이 다섯 번째 문이고, 학철이와 민희는 귀신과 돌아다녔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101.

"얘들아. 정말이래!"
"에이, 귀신이 어디있어?"
"정말이래, 경선이랑 철수가 봤데!"
"응? 그게누구야?"/"어? 누군데? 진짜?"
"응응, 걔들 이 옆 학교 애들인데 말야, 요 앞에 폐가에서 귀신을 본거래! 귀신 있는지 확인하려고 들어갔는데 집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귀신 만나고 막 같이 돌아다니고! 계속 집 안에서 귀신 피해서 맴돌다가!! 나중엔 하나씩 잡아 먹혔다는 거야!"
"뭐야 그거...무셔..."
"게다가 게다가 말야! 귀신이 한번에 둘 다 잡아먹은 게 아니고! 글쎄 경선이를 먼저 잡아서 뜯어먹었데! 철수는 귀신이 경선이 다 먹는걸 봐야 했고 말야!! 귀신이 경선이를 하나씩 띁어먹어서 다 먹고 나서야 철수를 먹었대! 하나 하나 뜯어서 말야~ "
"에이~ 현주 너 거짓말이지? 잡아 먹힌 사람이 귀신을 본 걸 어떻게 이야기 해주니?"
"...어... 너 안믿는구나! 나랑 이따 폐가 가서 확인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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