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수 자판기 시장은 끝났다.

(주)CKBcorp., 2017. 12. 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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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것이었다. 




'볶음밥 만드는 기계를 세 대 정도 사서, 4평 정도 되는 사무실 밀집지역 / 대학생 자취 거주 지역 근처에 볶음밥 전문점 차리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여기에서 발전해서 김밥 자동 마는 기계, 음료수 자판기 등등, 자동화 기계를 이용한 즉석 식품 판매를 생각하다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안 하기로 했다. 

그것과 별개로, 조사해보면서 깨닿게 된 게 있어서 기록으로 남긴다. 


90년대만 해도, 자판기 몇십대 굴리면 건물 샀다. 몇대만 있어도 가족 생활은 문제없었고, 한 대만 있어도 가정의 든든한 수입원이었다. 그래서 좋은 자판기 자리 - 큰 사무실 건물 안에 있는 커피자판기 - 는 일이천만원씩 주고 들어갔지. 그때 몇천이면, 지금 1,2억이다. 

그런데, 그정도로 잘 되던 자판기 장사가, 지금은 하향세다. 


사라져가는 자판기(코리아헤럴드)

추억속으로 사라지는 자판기(이데일리)

조ㅈ선찌라시 


나도 조사해 보기 전에는 몰랐다. 즉, 예전과는 다르게, 가게나 동네, 집 앞에 자리 남는다고 자판기 설치해 봐야 장사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다. 된다고 해도 용돈벌이 수준 ( 10  - 30만원 ) 인 거지, 예전처럼 100 - 1000만원 버는 건 안 된다는 뜻. 기사에 원인 분석 나와 있으니 읽어보면 된다. 

윗 기사에서는 원인이 

1. 커피 시장의 고급화 
2. 식당 커피 자판기 많아짐 
3. 1000 원 저가 카페 커피 활성화

라고 본다. 나는 거기에, "폭발적인 편의점 증가" 가 한 몪 했다고 본다.

대한민국에 편의점이 최초로 들어온 건 1989년이라고 한다. 88 서울올림픽 다음 해. 90년대만 해도 편의점은 "돈 많은 사람들이나 이용하는 가게" 였다. 가게도 별로 없었고, 골목가게보다 비쌌다. 커피는 여전히 자판기 커피가 쌌고, 음료수도 마찬가지였다. 90년대 커피 자판기의 커피 가격은 100원 수준. 2000에도 200원 수준. 

현재는 어떠한가. 편의점 수는 3만개가 넘는다. 커피 혹은 음료수를 마시고 싶을 때, 자판기보다 찾기가 더 쉽다. 동전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살 수 있는 음료수의 종류도 더욱 많다. 통신사 할인이나 각종 행사를 이용하면 마트 가격에 가까울 정도( 대략 3/4 수준 ) 로 할인이 가능하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과연 음료수 자판기 장사가 될까? 

물론 자판기 장사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바로 인건비가 적게 들고, 시설비가 적고, 지대가 적다는 것. 하지만, 구매자인 고객 입장에서 보면 90년대에 비해 구매이익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굳이 일부러 자판기에서 음료수 사 마실 필요는 없어졌다고 본다. 


또 하나, 일본도 우리와 시장이 비슷한데, 왜 일본은 자판기 시장이 유지되고 있고 우리는 죽어가고 있을까? 아마 인건비 때문일 거다. 일본은 이미 편의점 뿐만이 아니라 일반 식당 등도 인건비가 부담되서 자동화 기계를 쓰는 추세다. 자동문에 식권자판기는 기본이고, 심지어 점주가 5천만엔(5억원!!) 을 들여서 회전초밥집처럼 음식 자동 분배 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건비가 똥값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자판기가 경쟁력이 없다. 
뒤집어보면, 최저임금 정책을 강하게 시행해 나간다면, 자판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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