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앱의 시장성.

(주)CKBcorp., 2018.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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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트럭 앱을 해 보자고 했다. 기획이 나에게 떨어져서 이것저것 조사했는데, 결국 부결되었다. 

조사 내용을 버리기가 아까워서, 사이트에 올린다.



1. 컨셉 : 화물 운반 후, 빈 차로 움직이지 않게 하자. 

별 거 없다. 예를 들어 서울 -> 부산 화물 운송하면, 운송 후에 빈 차로 서울에 오면 아까우니까 부산 -> 서울 올 때 운송 일거리 잡아서 오게 하자는 것.


2. 예상 : 사무실 안 가고 폰으로 물건 잡을 수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

운송은 시간 + 거리가 돈이라, 야간 운송인 경우가 꽤 있다. 당연히 집에 못 가고 차에서 숙식하는 경우가 꽤 있어서, 대리기사나 택배처럼, 폰으로 운송 물건 잡아서 배송하면 되지 않을까. 폰으로 만들면 대박?!


3. 상황 :

어느 분야나 다 그렇듯, 이미 선점업체가 몇 곳 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call24.infornetwork.call24network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ktc.KTC_Driver


4. 분석 1 :

업체 앱을 보면 불만이 매우 많다. UI 에서부터 프로그램 다운까지.

기능상 앱 형태가 필요없으니까, 그냥 웹으로 만들면 어떨까? 아이폰 / 안드로이드 따로 만들 필요 없으니까 개발비도 아끼고 개꿀!


5. 분석 2 : 

트럭 화물 운송 시장 자체가, 앱을 잘 만들어서 해결될 구조가 아니었다. 대표적인 불균형시장. 물건 주는 쪽이 수퍼 갑.


국내 트럭 화물 운송 시장이라는 게, 화주( 운송 물품 부탁하는 쪽 ) 보다 차주( 트럭 가지고 일감 따려는 쪽 ) 가 훨씬 많은 기형적인 시장이다. 택시 생각하면 됨.

이것도 10년 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먹고사니즘이 점점 심각해 지면서 들어오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데( 운송 번호판 - 영업용 보험 가입이 가능한 화물 운송용 노란 번호판 - 가격이 6000만원까지 올라간 듯. 2015년만 해도 4000만원이었다. ) 경기는 위축되어 운송 물량 자체는 줄거나 정체되는 것.


쉽게 말해, 물건 주는 쪽이 갑이다. 


화물 발주자(화주) 는 각 앱에서 서로 모셔가려고 난리고 ( 이는 가격덤핑 파괴로 이어진다 ) 운송업자인 차주는 끝없는 저가 경쟁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아무리 앱을 좋게 만들고 기능 어쩌고 해도 다 소용없다. 앱의 기능이나 성능으로 구별되는 시장이 아니라, "어느 앱이 운송 물량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가" 가 중요한 시장이 되어 버린다.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시장에 뛰어들었던 대기업이 이미 있었다.
SK 플레닛의 트럭킹   
관련 기사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92702100976817001



기사 내용을 보면 위의 분석과 동일하다. 심지어 SK Planet 은 전문 영업사와 계약까지 맺고 한 달 수천만원까지 영업비를 지원하면서 사업을 유지했는데, 결국 물량 끌어오는 게 실패해서 서비스를 접었다고 한다.



화물 운송 시장 보면 아주 가관인게, 가격덤핑은 일도 아니고 후불 결제나, 분할 지급, 계약 전과 계약 후 금액을 다르게 지불 등등, 별별 방법이 다 있나 보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차주들은 그러한 부당한 계약을 감내하는가? 거부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그걸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물량이 빠듯하다는 이야기 되겠다.


화물 트럭 한 대는 보통 5천 - 2억 5천 정도 한다고 한다. 특히 운임 단가가 높은 트레일러, 덤프 등등... 10톤 넘어가는 딥따 큰 차들. 그건 1억 이상이라고 보면 됨. 이런건 보통 차주가 바로 지르는 게 아니고, 보통 운송회사에 직원으로 들어가서 몇 년 굴러보다가, 계산 견적 나오니까 빚지고 차 질러서 운송업에 뛰어드는 거다.


그런데, 문제는 직원일 때 단가 계산이랑, 오너가 되어 단가 계산하면 금액 계산이 많이 틀어진다는 거다. 이건 길게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내 필력이 딸린다 ) 


어쨌던, 그래서, 차는 질러놨으니 할부금 + 차량유지비 + 보험 + 기름값 등등은 벌어야 되고, 그러다 보니 저가인거 뻔히 알면서 달려드는 거.



시장이 그 따위니, 차주가 바라는 게 "앱의 기능성" 이나, "성능" 이나, "UI 편리성" 그딴거 없다. "운송 물량 더 잡아와라" 는 거. 


그래서 접기로 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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